관세청이 자리한 대전종합청사
[일요신문] 정부기관 퇴직 인사들의 유관기관 재취업 실태는 우리사회의 고질병이자 적폐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다. 관세청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구로을)이 10일 관세청으로 부터 제출 받은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잘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에만 관세청 퇴직자들이 무려 35명이나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협회는 전체 직원 84명의 유관기관으로 관세청 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협회는 13개 면세점이 회원사로 있는 관세청의 주요 유관기관이다. 협회는 관세청과 당연히 직무 관련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재취업자 35명 중 28명은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를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에는 4급 이상 고위급 공무원도 한 명 포함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관세청 출신자들 중 38명이 대형 로펌에 취업했다. 김앤장에는 무려 16명, 태평양, 율촌, 광장 등 주요 로펌에도 각각 5명의 관세청 퇴직자들이 포함됐다.
그 주요 명단에는 김기인 전 청장(9대)이 김앤장에, 김영섭 전 청장(15) 겸 청와대 경제수석이 태평양에, 김용덕 전 청장(21대)과 윤영선 전 청장(24대)이 광장에 취업한 것으로 포함됐다. 또한 백운찬 전 청장(26대) 대형 회계법인인 삼일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가장 최근 전임자인 천홍욱 전 청장은 관세법인 회장으로 재취업했다. 관세법인에 재취업한 퇴직자도 24명이나 집계됐다.
한편 박영선 의원은 이번 실태와 관련해 “박근혜 정권 들어 재벌 대기업들의 면세점 독과점 구도가 고착화되고 공고화되고 있다고 누차 지적했었지만, 관세청 퇴직자들이 면세점협회를 포함해 대형 로펌들에 줄줄이 취업한 걸 보니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라며 ”퇴직자 재취업 문제가 관세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할게 아니라 최순실 사건으로 실추된 관세청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퇴직자들과의 사적 접촉 금지 등 자체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