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제8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에 ‘영월동 534번지’의 임성훈·정보근 작가, 우수상에 ‘궁중괴물’의 허윤정 작가, 가작에 ‘디아볼릭’의 이동화·고리 작가, 가작에 ‘맨하탄 게임’의 카인·마키 작가, 가작에 ‘살의’의 손민석 작가가 수상했다. 수상자들과 공모전 관계자들의 단체기념사진. 이종현 기자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계속 이어져 나갈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을 통해 여러분의 창작물들이 세상에서 빛이 되고, 꽃으로서 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이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1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제8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일요신문 신상철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6년째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현세 작가는 축사에서 “젊은 날의 저는 창작을 하면서 사유에 앞서 속절없이 파괴부터 저질렀다. 그 시도가 지금의 이현세를 만들어냈고, ‘까치 오혜성’을 청년들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라며 “웹툰은 이 같은 ‘출판만화’의 이현세를 파괴하고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다. 그 파괴는 시작이었고 위대한 발견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재에 이르러 웹툰도 흔들리고 있다. 콘텐츠는 진보하지 못하고, 산업은 이끌어 나갈 수 있지만 예술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균형이 어긋난 것”이라며 “이제는 또 다른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는 여러분을 심사할 때마다 ‘이번엔 뭔가 세상을 다 때려 부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항상 두근두근한다. 파괴의 일선에 와 계시는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되는 영예의 대상에는 ‘영월동 534번지’의 임성훈, 정보근 작가가 선정됐다. ‘영월동 534번지’는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며 거악에 맞서 싸우는 독특한 스토리를 유려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1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제8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이현세 공모전 심사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임성훈 작가는 “혼자 작업을 해서 6회 때 우수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같이 작업하는 정보근 작가와 함께 대상을 받게 돼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 수상의 영광을 안겨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상 수상자 임성훈·정보근 작가.
상금 1000만 원의 우수상에는 ‘사극’과 ‘호러’의 결합 장르로 눈길을 끈 ‘궁중괴물’의 허윤정 작가가 선정됐다. 허 작가는 “활동한 지 1년 남짓 된 신인 웹툰 작가인데 브랜드 웹툰으로 얼떨결에 데뷔하게 됐다. 이번 전국구 공모전 수상을 통해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각각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되는 가작에는 이동화, 고리 작가의 ‘디아볼릭’, 카인, 마키 작가의 ‘맨하탄 게임’, 손민석 작가의 ‘살의’가 각각 선정됐다.
초자연적 소재 가운데서도 ‘퇴마’를 다루는 ‘디아볼릭’은 한국의 무속 신앙과 전통 귀신(?)과 관련한 호러 에피소드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동화 작가는 “작년에 이어 큰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고, 좋은 작가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라며 “특히 오늘은 제 생일이기도 해서 더욱 영광”이라고 익살스러운 소감을 마쳤다.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첫 여성 2인조 수상자인 카인, 마키 작가의 ‘맨하탄 게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리 서바이벌 장르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인 작가는 “1년 동안 준비한 작품에 수상의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 애써 주신 마키 작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열심히 활동해서 더욱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민석 작가의 ‘살의’는 “인간의 살의를 찾아 헤매는 살인 설계사”를 등장시켜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다. 손 작가는 “전통 있는 공모전에 수상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부족한 실력에도 가능성을 보고 수상하도록 해주신 데에 감사한다.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