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방송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던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최근 시청자들의 ‘수요미식회’ 하차 요구에 부딪쳤다.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당초 황교익은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게 했어도 정확히 맞힐 확률은 낮다. (그러나)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다”며 방송 조작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중들은 “황교익이 방송을 제대로 보지 않고 무작정 비난부터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약 일주일간 이어진 공방전에서 황교익은 총 77건의 글로 대중과 기자, 제작진을 비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악플러로 규정한 대중들에 대해서는 “중졸 정도의 지적 수준”이라는 문구로 비난해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결국 뿔난 대중들은 황교익의 이른바 ‘친일 행적’까지 거론하며 방송 하차 요구에 나섰다. 한국 음식을 논하는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종종 밝혀 온 그의 태도나 SNS에 직접 남긴 글 등이 “친일”로 규정된 것. 특히 대중들은 황교익이 자신의 SNS나 방송에서 주장한 음식 관련 역사 지식 가운데, 전문가들의 영역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의 여지가 있는 지식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짚었다. “사실로 규정되지 않은 것을 사실인 양 주장해온 것을 제작진도 묵인하고 넘겼다” “방송 조작은 비판 받아도 사실 왜곡 방송은 비판 받지 않는 성역인가” 등이 대중들의 지적이다.
황교익이 현재 고정 출연하고 있는 tvN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9월 19일 방송 이후로 재정비를 위해 휴방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황교익의 SNS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차 요구”가 불붙고 있다는 것은 제작진으로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한 네티즌이 만든 ‘맛서인 닷컴’. 황교익의 과거 발언이나 방송 영상 등을 취합해 게시하고 있다. 사진=맛서인닷컴
한 방송가 관계자는 “비연예인 출연자의 경우에는 그 사생활을 1차적으로 걸러줄 소속사가 없어, 제작진이 그와 관련한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기민하게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귀띔했다. 특히 방송을 주업으로 삼기 전에 활발하게 SNS 활동을 해 온 비연예인의 경우, 논란이 일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제작진들이 미리 찾아내기 힘들다는 것. 그렇다 보니 “왜 논란을 일으키는 비연예인을 계속 출연시키나”라는 대중들의 비판에 제작진도 하소연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고.
이런 가운데 방송 재개를 앞두고 있는 ‘수요미식회’ 측의 재정비 결정에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앞선 관계자는 “하차는 없을 것”이라는 단호한 판단을 내놨다.
그는 “이미 ‘나혼자산다’의 기안84의 경우처럼 대중들이 ‘보기 싫다’ 또는 ‘SNS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하차 요구가 빗발쳤던 비연예인들이 있지만, 그들이 실제 하차로까지 이어진 적은 손에 꼽는다”라며 “사회적으로 극심한 물의가 아닌 단순한 SNS 설전으로 촉발된 하차 요구를 제작진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