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모트2018 현장. 스즈키 부스에서 카타나
격년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밀라노 모터쇼EICMA에 한 달 앞서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무대가 됩니다. 인터모트에서 선공개를 하면, 밀라노 모터쇼에서 공개가 있기 전 한 달 정도는 정보가 원만하게 확대될 테니까요. 반면 규모와 인기로 봤을 때는 밀라노 쪽으로 저울이 기울다 보니, 올해처럼 쾰른과 밀라노에서 모터사이클 쇼가 있는 경우에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집중하여 뉴 모델을 공개하는 편입니다.
이번 인터모트에서 가장 핫한 모델은 무엇이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스즈키 카타나와 인디언 모터사이클 FTR 1200 S 정도를 뽑겠습니다.
SUZUKI KATANA
스즈키 카타나는 80년대 스즈키 팬들을 열광케 했던 오리지널 카타나의 복각판입니다. 공개 예고 영상과 함께 스즈키 팬들을 무척이나 애태우게 했는데, 이번에 양산 모델이 공개되며 베일을 벗었습니다. 스즈키 카타나는 스즈키의 4실린더 GSX-S1000F을 베이스로 카타나 특유의 디자인 큐를 녹여냈습니다.
2019 스즈키 카타나. 날렵한 측면 모습이 인상적이다
차체는 전반적으로 날렵한 인상이 강조됩니다. 앞으로 쏠리면서도 낮게 깔린 차체 실루엣과 보디에 깊게 파놓은 직선들은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짧게 생략된 리어 엔드에서도 느껴지는 공간감도 재빠른 이미지를 부각시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기대했던 공격적인 자세보다는 조금 느긋한 라이딩 포지션이 만들어집니다. 워낙 날렵한 디자인이 강조되어 있기에 예상치와는 다르지만 설정 자체는 이해할 만합니다.
스즈키 슈퍼바이크 R1000에서 설정을 달리한 150마력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었습니다. 듀얼 스로틀 밸브, 3단계 트랙션 컨트롤,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등 최근 스즈키 이 적용된다. 중저속 영역대의 토크 분포를 고르게 설정해 일반적인 도로 환경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도록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테스트 라이딩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스즈키 카타나의 등장은 아무래도 최근 몇 년간의 트렌드인 클래식 장르의 인기 때문임을 짐작게 합니다. 지난 SV650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것과 같은 맥락이겠지요. 다만 최근의 레트로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 속에서 카타나가 어떤 칼춤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됩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 FTR 2100 S 레이서 레플리카
INDIAN MOTORCYCLE FTR 1200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자사의 플랫 트랙 레이스 머신 FTR 750에서 영감을 받은 플랫 트래커 FTR 1200을 공개했습니다. 뉴 모델 공개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에 따르면 FTR 1200은 단순히 플랫 트랙 레이서 룩으로 멋있게 혹은 예쁘게 꾸민 스타일 바이크가 아니라 공격적인 퍼포먼스 느낄 수 있도록 설계에서부터 설정까지 세밀하게 다듬어 냈다고 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FTR1200 라인업은 노멀 모델인 FTR1200 고성능 버전인 FTR1200 S로 세부 모델이 나뉩니다. FTR1200 S는 레이스 머신 컬러를 연출한 FTR1200 S 레이스 레플리카도 준비됩니다. 플랫 트랙 레이스 머신에서 영감을 받은 낮고 길게 뻗은 차체와 트렐 리스 파이프 프레임 그리고 파이프 스윙암이 눈길을 끕니다.
시그니처 라이팅이 연출된 헤드라이트, 고속 충전 USB 포트, 크루즈 컨트롤이며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와 듀얼 디스크 사양이 기본 사양이며 FTR1200 S는 전후 모두 프리로드와 컴프레션 및 리바운드가 조정 가능한 고성능 서스펜션이 적용됩니다. 블루투스가 호환되는 4.3 인치 맞춤식 LCD 터치스크린이 기본 사양입니다.
새롭게 개발된 V트윈 엔진은 120마력 115Nm의 출력을 내며 전 영에서 고르게 토크를 발산하도록 설정되었습니다. 무게 중심을 고루 분배하기 위해 연료 탱크를 시트 아래쪽에 둔 점도 눈길이 갑니다. 퍼포먼스를 위한 설정이니까요. 과연 실제 테스트 라이딩에서 얼마나 강력한 주행감각을 느끼게 해 줄지 기대가 됩니다.
가와사키 닌자 125. 엔트리 클래스임에도 본격적인 구성이 눈에 띈다
그 외에도 가와사키가 발표한 엔트리 라인업 Z125, 닌자125의 등장도 흥미롭습니다. 이로써 일본 4대 브랜드가 125cc 라인업을 새롭게 짰습니다. 현장에서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소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10대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최근 모터바이크 제조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새로운 라이더를 어떻게 유입시키느냐인데, 괜찮은 125cc 클래스를 선보이는 전략은 여기에 유효한 듯 보입니다.
클래식 듀얼퍼퍼스 구성의 모토구찌 V85 TT
INTERMOT 2018
기사를 정리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선배 한 분이 쾰른 모터쇼는 잘 다녀왔냐며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러고는 연이어 ‘동네잔치는 어떻냐’고 인터모트에 대한 관전평을 물어왔습니다. 동네잔치라는 표현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최근의 쾰른 모터쇼 분위기가 딱 그렇거든요.
전시장 밖에서 스턴트 쇼가 진행되었다
밀라노 모터쇼는 전 세계 모터바이크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 뭔가 진검승부를 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인터모트는 다 같이 함께 즐기고 노는, 일종의 문화 축제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승 체험이라던가 물품 구매 부스, 스턴트 쇼 등 체험 행사는 전시장과 가깝게 배치되어 동선이 편리했어요. 커스텀 바이크 쇼나, 이벤트 드래그 레이스 등 서브컬처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는 점도 좋고요. 뭔가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웃고 떠드는 축제 같은 느낌이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기대했던 뉴 모델 발표가 적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봐서는 역시나 다음 달 밀라노에서 더 많은 뉴모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를 기다려 볼까요.
인터모트 2018 현장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