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승리, 만원 관중, 축구 열기 등 뜨거운 분위기에 ‘잔디’가 찬물을 부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 축구는 다시 한 번 황금기를 맞이했다. 연일 A매치가 매진되고 팬과 선수들의 만남인 ‘오픈트레이닝’도 성황을 이룬다. K리그도 조금이나마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잔디만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 승리를 거뒀다. 더할나위 없는 분위기였다. 약 6만 5000명의 관중이 만든 카드섹션과 함성은 경기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잔디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27분 김영권이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잔디가 패이며 넘어졌다. 루카스 토레이라가 볼을 빼내며 마티아스 베시노의 골로 연결됐다.
실점 장면에 관여한 김영권은 잔디 탓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실수라며 “동료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은 ‘잔디만 아니었으면…’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당초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경기가 열리기 앞서 경기장 잔디 상태는 좋은 듯 보였다. 하지만 전반부터 선수들이 미끄러지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결국 후반 아쉬운 실점이 나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K리그에서도 오히려 홈팀 FC 서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고선 주장이었던 기성용이 잔디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한국 축구는 다시 한 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분위기를 이어가고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선 선수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세심함이 필요하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