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일요신문] 경찰은 지난 12일 오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 소재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재명 지사가 자신의 친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의혹 등의 혐의 수사였지만 일부에서는 과잉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해당 수사 담당자가 고발인 측과 유착해 수사기밀을 사전 유출한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이재명 지사와 소송 중인 김부선 씨의 후원인으로 알려졌던 A 씨가 자신의 SNS에 이 지사 관련 수사정보 유출을 의심할 만한 글을 수차례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5일 A 씨는 자신의 SNS에 “김영환은 OO서 수사 믿으라고 수사XX 전번까지 알려줬었지”라며 김영환과 OO경찰서 관계자 간의 사전 접촉 사실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B (고발인 대리인) 절친이라면서.. 깊은 수사내용까지 쪼매씩 알려주면서.. 당근 믿었지”라며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내용까지 전달받은 내용을 게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소송중인 배우 김부선 씨의 과거 후원인으로 알려진 A 씨가 이 지사 관련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출처=A 씨의 SNS 캡쳐이미지.)
또한 23일 A 씨는 자신의 또다른 SNS에 김부선 씨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 내용 중 김 씨가 “A 씨, 니가 내게 OO서 수사관 2명 교체됐다고 알려준 녹취가 있다..너 경찰 프락치야”라고 밝혔다.
취재 결과, 해당 수사경찰관이 교체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는 A 씨가 경찰과 수사기밀을 공유하는 의심 등 SNS 내 발언이 단순한 허언이 아닐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김부선 씨는 OO경찰서가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며 참고인 진술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고발인 역시 수사 관할 경찰서에 대한 불신을 표현한 셈이다.
배우 김부선 씨와 A 씨의 SNS 대화 이미지=A 씨의 SNS 캡쳐이미지.
이 지사 측 관계자는 “A 씨의 SNS내 발언대로 정말 수사기밀이 유출되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수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수사관서 변경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때 친형인 故 이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6·13 지방선거 기간 방송토론회 등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로 고발했다. 이에 두 차례 성남시청과 분당보건소 등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한 뒤 이 지사의 자택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뒤늦게 특검 수준의 과도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전형적인 망신주기 식의 수사가 진행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김용 도 대변인 또한 13일 “어제 이른 아침 경기도지사 자택에서 있었던 압수수색은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경찰의 과잉수사를 주장했다.
친형 문제와 별개로 이 지사는 최근 논란이 된 ‘신체적 특징’에 대해 경찰 입회하에 신체검증에 응할 방침을 피력했다. 이는 배우 김부선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의 통화녹음 유출이 촉발된 것으로 A 씨는 이 사건에도 관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재명 지사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 관할서장이 자리를 비운 채 40여명의 경찰이 동원되는 등 과잉수사 논란에 휩싸인 경찰로선 수사정보 유출 의혹 관련 해명 없이는 이 지사 수사자체에 대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