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의 조남철 9단. 한국바둑의 개척자로 한국기원 모태가 된 한성기원을 설립했다.
제1회 바둑의날 기념식이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1월 5일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대한바둑협회장과 한국기원 총재 등 정부부처와 국회, 관련단체 장들이 모두 초청되었고 약 4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바둑의 날’은 지난 10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바둑진행법 시행령을 의결하면서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바둑진흥법은 올해 3월 30일 국회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71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했다. 법안은 4월 17일 제정되어 10월 18일부터 시행한다.
제정안은 ▲바둑진흥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바둑진흥 기본계획 수립·시행 ▲바둑 단체 지원과 바둑 전용경기장 조성 ▲바둑 연구 활동, 국제교류, 해외확산 지원 ▲바둑의 날 제정 ▲바둑 관련 창업 및 기술개발 지원 등을 골자로 하며 기보의 상업적 활용 관련 입법 및 정책 동향 연구에 관해서도 모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남산동 한성기원 터. 한성기원은 한국기원의 모태가 되었다.
바둑진흥법 7조 1항에는 ‘바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바둑보급·전승을 도모하기 위하여 매년 11월 5일을 바둑의 날로 정한다’라고 나와 있다. 11월 5일은 현대 한국바둑 개척자인 조남철 선생이 1945년 서울 남산동에 한국 최초로 ‘한성기원’을 설립한 날짜다.
11월 5일 열리는 바둑의 날 기념식에선 국내외 유명인사가 보낸 축하메시지를 상영하고, 7대 국수(國手) 선정식, 한국바둑 비전 선포식, 바둑 유공자 표창 등을 할 예정이다. 현대 한국바둑사를 빛낸 7대 국수는 ‘국수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심사 후에 선정한다. 후보로는 조남철, 김인, 조훈현, 서봉수, 조치훈, 이창호, 이세돌 9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공자 표창은 대한바둑협회와 한국기원이 함께 대상자 13명(문체부 장관상 3명, 대한체육회장상 5명, 대한체육진흥공단 이사장상 5명)을 선정한다.
기념행사에 도움을 주고 있는 조훈현 국회의원실 김종렬 보좌관은 일요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수상 대상자 중 프로기사는 김인 9단, 권갑용 8단, 박정환 9단, 조영숙 3단, 최정 9단이 후보다. 이외에도 시·도 협회장이나, 바둑관련업체 대표,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기념식에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진 않지만, 초청장이 없으면 국회 의원회관 출입 시에 필요한 일반적인 절차는 거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바둑의 날 국회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공동 주관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대한체육회가 후원한다.
박주성 객원기자
[19로산책] 인공지능 시대, 유행 소목 굳힘수…‘귀 굳히기’ 관념 타파 ‘중앙’으로 창끝 내밀어 [장면도] 흑5는 인공지능 시대에 유행하는 소목 굳힘이다. 과거 바둑이론에선 귀에 실리를 확실히 지키지 못하고 다양한 수단도 많이 남아있어 아주 엷은 엉터리 굳힘이라고 해석했다. 인공지능이 바둑을 평정한 이 시대에 이 수가 왜 조명받고 있을까? [참고도] 최근 인공지능 바둑을 연구하며 프로기사들이 초반을 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졌다. 예를 들어 좌상귀 날일자 굳힘을 보면 A 어깨짚음이 살짝 아픈 급소다. 우상귀 한칸굳힘엔 B로 바짝 붙여 활용하는 수가 골치 아프다. 좌하귀 눈목자 굳힘도 C로 붙여 괴롭히는 수단이 남아있다. 모두 바둑 인공지능이 애용하는 활용 수단이다. 자세히 보면 A, B, C 세 자리와 흑▲는 같은 위치다. 이 자리를 상대에게 활용당하기 싫어서 요즘 프로들은 초반에 굳힌다면 흑▲를 자주 둔다. “흑▲는 다른 소목 굳힘보다 초반에 활용당하는 느낌이 덜하다”라는 의견이다. 이후 백이 D로 걸치면 흑은 손 빼고 큰 곳으로 간다. 이후 백이 E 등으로 붙여와도 흑은 전혀 불리한 싸움이 아니다. 관념을 타파하고 드넓은 중앙으로 창끝을 내민 날카로운 한 수다. [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