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순 (주)상아인터내셔날 전무 | ||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삼겹살과 김치 전문점.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시간은 오후 4시를 막 넘긴 시간이었다. 그러나 벌써 몇몇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현순 상아인터내셔날 전무는 “딱히 식사시간 대에만 손님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고작 테이블 14개로, 하루에 손님을 10번 이상 받으려면 시도 때도 없어야하지 않겠느냐”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삼겹살을 구워서 김치에 싸서 먹는 ‘삼김’이라는 음식점이다.
이 가게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평범한 삼겹살집과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주)상아인터내셔날이라는 법인 밑에 서울에만 체인점 30개를 갖고 있는 대규모 프랜차이즈 삼겹살집이다. 지난 2002년 3월 명동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20개의 체인점이 더 생겼다.
이 회사의 박현순 전무와 김대환 사장은 매제지간. 박 전무는 이 일을 하기 전에 23년 동안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 부동산업 등도 해봤지만, “먹는 것 이외에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다.
그런 그가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손아래 처남인 김대환 사장을 통해서다.
“경기도 가평 부근에 놀러갔다 우연히 그 고장 사람들이 생삼겹살을 김치에 싸먹는 것을 본 것이 시작이었죠. ‘삼겹살과 김치’의 궁합에 반한 이후로는 오로지 김치 연구만 하게 된거죠”
박 전무에 따르면 이 식당에서 제공되는 김치는 최소 1년 전 김장철에 만들어 항아리에 담아 4개월 이상을 땅속에 묻은 김치라고 한다. 배추에 소금, 고춧가루, 야채 등 기본적인 양념 이외에 젓갈 등은 일체 넣지 않는 것이 이 집 김치의 특징.
상아인터내셔날은 이 ‘시골 김치’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에 대규모 공장을 인수, 이곳에서 김치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박 전무는 “지난 2002년 음식점을 오픈할 때 김장독 3백 개를 묻었는데 올해에는 체인점 숫자가 늘어나 최소 1천5백 개의 김장독을 땅에 묻을 예정”이라며 밝게 웃었다. 그가 밝히는 하루 매출은 점포마다 차이는 있으나, 평균 3백만원대.
▲ 이완성 TBBC 사장 | ||
‘가장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닭고기’로 승부수를 던진 사람도 있다. TBBC의 이완성 사장(47)이 그 주인공. 이 사장은 하루에 생닭 1만5천 마리를 파는 사람이다.
이 사장은 “IMF 당시 하던 사업이 쫄딱 망해 매일 밤 집 앞 호프집을 전전한 것이 치킨 사업의 모티브가 됐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학창 시절 대표급 육상선수에서 S증권사 직원으로, 다시 육상코치에서 건축가로 변신한 다채로운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이 사장은 호프집을 전전하다가 술 안주로 나온 치킨을 보고 “좀 더 색다른 치킨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가 짜낸 아이디어는 바로 한방재료를 사용해 소스를 만들고, 생닭을 숯불에 구워 기름을 뺀 다음 소스를 묻히는 ‘한국형 바비큐 치킨’.
그의 고향인 수원의 한 대학가에 오픈한 점포는 문을 열지 얼마 되지 않아 ‘맛있는 치킨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하루 매출 2백50만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사장은 “비록 조그만 가게에서 시작했지만, 이 지역에서 내가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자부심은 있었다”며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곧장 체인점을 줄줄이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결과 이 치킨 점포는 지난 1998년 3월 수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지난 2002년 3월 1백호점 오픈, 2004년 현재 전국적으로 3백여 개가 넘는 ‘코리안 숯불 닭 바비큐’ 점을 갖고 있다.
▲ 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사장 | ||
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사장(33)은 요즘 뜨는 ‘웰빙 음료’로 승부하는 사나이다. 김 사장은 얼핏 보아서는 한 매장의 지점장 정도로 여겨질 만큼 젊고 샤프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엄연한 이 회사의 사장이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또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 같아요. 미국 유학시절 전 제가 팔고 있는 ‘스무디 킹’의 스무디 음료를 하루에 10잔 이상 마신 적도 있을 만큼 이 음료수에 매료됐었거든요.”
그가 이렇게 성공비결을 말하는 데에는 그의 출신 배경과 관계가 있다.
그는 코스닥 상장업체이자 전기부품제조업체인 경인전자 오너 김효조씨의 장남. 그는 미국 보스턴대, U.C.Urban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후, 가업을 잇기 위해 경인전자에 2년동안 근무했다가 ‘전업’한 케이스다.
그가 이 음료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가족, 친구 등에게 권해주고 싶어서였단다.
“저희가 만드는 스무디는 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등 천연 과일에 꿀, 허브가루, 미네럴 비타민 등을 첨가시켜 만든 웰빙 음료예요. 내가 매일 먹을 수 있는 걸 팔면 고객들도 같을 거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김 사장의 이런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스무디킹’은 지난해 5월 명동에 처음 오픈한 이후, 1년 만에 매장이 7개로 불어났다.
김 사장은 “한 매장에서 하루 1천 컵의 스무디를 판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성공대열에 당당히 낀 이들 세 사람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 목소리로 당부하는 것은 ‘자신감’과 ‘한 우물 파기’였다.
“밤 12시까지 일하는 거요? 뭐 다른 곳도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까? 늘 새롭게 변화해야하니까요.”
몇 시에 퇴근 하느냐는 기자의 말에 이들로부터 되돌아온 답변이었다.
사진=임준선·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