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초씨 | ||
‘자동차 부품 튜닝머플러를 파는 50대 아줌마.’
이시초 사장에서는 언제부턴가 이런 타이틀이 붙어버렸다고 한다.
그는 현재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과 경기도 양평에서 자동차 개조 전문 튜닝머플러 매장 ‘레이스 스톰’을 운영하는 어엿한 여사장이다. 그는 불경기 속에서도 한 달에 2천만~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50대 아줌마’를 사업에 뛰어들게 한 계기는 간단했다. 10여 년 전 남편이 일반 자동차 머플러 생산 공장에 다니다가 직장생활을 관뒀기 때문이다.
“저 역시 평범한 아줌마였죠. 사실 제게 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어요. 남편이 회사를 관뒀는데 저라도 벌어야지 별 수 있나요.”
이 사장은 40대 중반의 나이에 과감하게 세상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운전자들의 부품 교체시기를 공략해 일반 머플러 매장을 오픈한 것.
그러나 어쩐 일인지 일반 머플러의 수요는 뚝 끊겼고, 이 사장은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차량을 개조하는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튜닝머플러’ 를 팔기로 했다.
당시 이 사장의 일을 돕던 큰사위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이 사장은 “당시 시장 상황에서 변화를 줘야했다”며 “큰사위가 사업 모델을 바꾸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엄포를 놓기에 그냥 관두고 나가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 사장은 이즈음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옥션으로 눈을 돌렸다. 그가 튜닝 머플러를 내놓기가 무섭게 결과는 ‘대박’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이 사장보다 더 저가로 공급하는 경쟁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또다시 변화를 시도했다.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A/S를 접목시키자는 것이었다.
결국 이 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남들은 사업을 접던 지난해, 양평에 ‘레이스 스톰’이라는 튜닝머플러 매장을 내 다시한 번 ‘대박’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은 “사업을 하는데 성별, 연령 구분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 최태우씨 | ||
최태우 사장은 50대의 나이에 창업해 성공한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긴 얘기를 다 들을 시간은 있느냐”며 웃었다. 그만큼 사연이 많다는 얘기인 듯했다.
최 사장은 현재 (주)지팜이라는 판촉물 유통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전국에 프랜차이즈 점포만 10개가 넘는다.
올해 우리 나이로 쉰여섯인 최 사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당시 LG산업전자(현 LG이노텍)에 입사해 18년 동안 근무했다. 그런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지난 1991년, 그가 구미공장장으로 재직할 때였다.
당시 사업을 준비중이었던 회사 사장을 따라 퇴사한 뒤 그와 동업을 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소위 ‘백수 생활’을 하던 그에게 두 번째 직장 생활의 기회가 찾아왔다.
전 직장 동료의 소개로 갑을그룹의 계열사인 갑을통신 연구소장을 맡게 된 것. 그러나 최 사장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을그룹이 몰락하면서 그는 또다시 실업자 신세가 됐다.
최 사장은 “수중에 남은 돈도 얼마 없었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직은 꿈도 못 꿨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부동산중개업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그래도 과거에 해본 경험이 있는 일에 재도전해보기로 결정했다.
최 사장은 실패원인을 분석, 인터넷상에서 주문을 받는 온라인판촉물 총괄점을 생각해냈다. 이후 그는 지방지역에 판촉물 수주에 관한 인맥은 있지만, 막상 제작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제작회사를 연결, 관리를 해주는 판촉물 프랜차이즈점을 냈다. 그의 나이 쉰셋이었다. 최 사장은 “다소 생소한 IT사업이기는 했지만, 그 결과 프랜차이즈점이 순식간에 36개까지 늘어나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기 탓에 물량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한 달 매출이 3천만~5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 이규범씨 | ||
인터넷으로 보석이 세팅되기 전의 상태인 원석(나석)을 판매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규범 에.센.디 사장이다.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63세.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60대의 그가 인터넷으로 보석 나석을 판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되질 않았다.
이 사장은 “매장에서는 실패하고, 오히려 인터넷으로 판매해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다.
이 사장 역시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는 30여 년 동안 해외건설업체, 제조업체 등에 몸담아 세계 곳곳의 건설 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지난 1988년에 회사가 부도나면서 그의 직장생활도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스리랑카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가족들은 모두 한국에 두고간 터라 상대적으로 저녁시간이 너무 많았죠. 마침 그 지역에는 보석 나석이 많아 ‘킬링타임용’으로 보석을 공부한 것이 계기가 됐죠.”
그는 보석 나석을 한국에 들여와 팔아볼 요량으로 가게를 오픈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세관신고를 하고 들여온 그의 나석은 밀수업자들의 저가 공략 앞에서 맥을 맥없이 주저앉았다. 그에게 남은 것은 5천만여원의 재고뿐이었다. 그런 그가 눈길을 돌린 것은 인터넷 판매였다.
이 사장은 당시 인터넷이 뭔지도 잘 몰랐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물어가며 공부한 인터넷은 그에게 대박을 가져다줬다.
이 사장은 “처음에는 재고만 처분할 생각이었는데 1년반 만에 재고를 모두 팔고, 다시 나석을 수입하기 시작했다”며 억대 연봉은 아니지만 수입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50~60대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많은 나이도 아니라고 당당히 말한다.
“어떤 40대 중반의 분이 늦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려니 두렵다고 말해 나무란 적이 있어요. 가장 친숙한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하고자 하면 결국은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