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수탑. 사진=강훈식 의원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충남아산을)에 따르면 공항은 기내에 물을 쉽게 공급할 수 있는 급수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1,2 터미널을 합쳐 총 25억 1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급수장치를 설치했다.
그런데 비행기 인근에 급수장치가 있음에도 각 항공사는 이를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급수탑에서 비행기까지 따로 포터블 트럭 차량을 이용해 물을 나르는 상황이다. 2017년 8월부터 1년간 항공기 급수장치 사용량은 2907톤인데 반해, 급수탑의 1년 사용량은 2만 9888톤으로, 급수탑 사용량이 급수장치 사용량의 약 10배 정도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따로 물을 실어 나르는 용량이 공항 급수 시설을 사용하는 용량의 10배인 셈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전체 공항 급수장비 사용량 중 약 0.3%의 물만 급수장비를 통해 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자회사 ‘한국공항’(일명 KAS)을 통해 급수탑에서 기내 물을 운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의 급수탑 사용량은 월 평균 1442톤으로, 전체 급수탑 사용량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공항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는 한진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식’ 경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공항의 대표이사는 2017년까지 조양호 회장의 아들 조원태가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대한항공은 한국공항의 59.54%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한국공항의 매출 80%는 대한항공, 진에어 등의 계열사로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가 설치해 준 항공기 급수장치를 쓰지 않고, 한참 떨어진 급수탑을 사용하면서까지 조양호 회장의 아들 조원태 사장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몰아줬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잘못된 세습과 승계 행위를 방기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항공사 감독기관으로서 국토부가 이러한 한진 일가의 행태를 파악,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급수차를 이용한 기내 물 공급은 일감 몰아주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급수탑의 물을 급수차를 이용해 기내에 물을 공급하는 절차와 관련해 별도 조업료는 받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별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울러 인천공항 내 급수장치, 급수탑 모두 인천공항공사 소유 자산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수질 기준 확보 및 안전 문제로 급수차를 이용해 기내 물 공급 중이다. 공항 내 급수장치가 아닌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급수탑의 물을 이용하는 이유는 일정한 수질기준(염소 함유량 등)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급수장치 이용 시 연결 패널이 2.5m 이상의 높이에 위치해 사고 위험이 상존함. 따라서 부득이하게 급수차를 이용해 기내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라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