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일요신문DB
[일요신문] 결국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항한다.
전북 현대 구단은 22일 “최강희 감독이 전북 지휘봉을 내려놓고 중국 텐진 취안젠 감독 제의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최강희 감독의 거취와 관련한 마침표였다. ‘봉동이장’으로 불리는 최 감독의 선택은 중국 무대였다.
최근 수년간 최 감독은 중국 이적설에 시달려왔다. 시즌 중반이 지나며 성적이 좋지 않은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이 최 감독 영입에 혈안이 됐다는 보도들이었다. 10여년간 팀을 아시아 정상권에서 활약하게 만든 그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 때마다 정작 본인은 “이쯤 되면 항상 내가 중국에 가 있더라”며 중국행을 부인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온도가 달랐다. 그는 “스스로 바늘로 찌르는 심정”,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며 다른 결정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날 최 감독의 텐진행이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결국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팀이다. 항상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 분들과 서포터즈를 비롯해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함께 극복하며 지지해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언제나 전북을 응원하고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가슴속에 간직하겠다. 더 젊고 유능한 감독이 팀을 맡아 전북의 더 큰 발전을 이어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최 감독이 텐진으로 향함에 따라 그가 이적설에 휘말리던 당시 풀어놨던 이야기는 의문으로 남게 됐다. 그의 중국행 보도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박충균 코치가 중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다.
전북에서 최 감독을 보좌하던 박 코치가 중국 슈퍼리그 현장에 등장한 것이 현지 언론에 포착됐다. 이후 박 코치의 중국행이 최강희 감독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이어졌다. 곧 이어 박 코치가 텐진의 사령탑을 맡았다.
최 감독은 박 코치가 텐진 지휘봉을 잡을 당시까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 언론에서 주장한 ‘박 코치는 임시 감독이며 최 감독이 다음 시즌 텐진을 맡는다’는 내용이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10년 이상 아시아 정상급 감독으로 군림해온 최강희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중국 무대는 만만치 않다. 텐진 전임 파울로 소사 감독,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등을 비롯해 현 대한민국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등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최강희 감독이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