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DGIST의 10월 8일 임시 이사회 속기록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과기정통부의 DGIST에 대한 징계 요구 이후 열린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기가 찬다”며 “징계를 위한 자리에서 어떻게 이런 말이 나왔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사회 소속 한 이사는 DGIST에 지적된 연구비 부당집행에 대해 “연구비 부당 집행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교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손 총장의 부적절 대처에 대해서도 “학생간 성추행, 총장이 다 해야 하나”고 반박했다. 손 총장 본인에 대한 펠로 연구원 재임용 특혜에 대한 지적도 “(펠로 임용) 룰을 어겼으면 고치면 된다”고 답했다. 결국 손 총장은 과기정통부의 ‘엄중 징계’ 요구에도 3개월 감봉의 경징계에 그쳤다.
해당 발언을 했던 이사가 손 총장과 특수 관계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철희 의원은 “문제 발언을 했던 이사는 손 총장이 DGIST의 석좌교수로 모셨다. 고용 관계라 볼 수 있다”며 “이는 이사회 구성에 제척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과기정통부에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감사의 지적 사항에 따르면 형사 고발 대상인데 과기정통부는 수사 의뢰도 하지 않고 감싸고 있다”며 국감장에 나온 이진규 과기정통부 차관에게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이에 이진규 차관이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대답을 반복하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다”라며 “확실히 시시비비를 가린 뒤 수사 의뢰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지적했다.
이번 DGIST 이사회는 지난달 10일 과기정통부가 7월부터 두 달간 진행한 DGIST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라 열렸다. 당시 감사 결과에 따르면 DGIST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공정함과 19억 7500여만 원가량의 연구비 부당집행이 적발됐다. 손 총장도 펠로 연구원 재임용 특혜, 성추행사건 부적절 대처, 부패신고자 권익 침해, 연구비 편성 부적정, 총 3400만 원 연구비 부당집행, 연구 성과 허위 보고 등의 비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는 인건비를 부당집행한 과제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부당집행액 16억 6000만 원 환수 명령을 내렸다. 손 총장에 대해서는 DGIST 이사회에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교원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