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비례대표)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재감사를 받은 19개사의 원감사 비용은 33억 7500만 원이었으나 재감사 관련 비용은 총 199억 83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재감사 비용이 6배 가까이 비싸다.
그런데 재감사 비용 199억원 중 절반 이상(112억 5500만 원)이 재감사 지원을 위해 따로 체결한 계약에서 발생했다. 디지털 정보를 분석하는 포렌식 용역, 회사 재무제표 작성을 돕는 PA(프라이빗어카운턴트)용역, 각종 법률지원 업무용역 등이다.
이는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회사 측에 재감사를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요구하는 용역들이다. 피감회사의 경우 재감사 승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19개사의 재감사 지원 비용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디지털포렌식 용역 비용이 46억 8800만 원, PA계약 비용이 32억 9200만 원, 법무지원 비용 등이 32억 7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각 항목별 비용이 원감사 비용과 비슷하다.
우성아이비는 올해 원감사비용으로 1억 4000만 원을 지불했으나 재감사비용은 2억 9000만 원, 재감사 관련 지원비용(디지털 포렌식 등)은 15억 1000만 원이 들었다. 원감사 대비 13배에 가까운 돈을 재감사에 사용했다.
이에스에이는 원감사비용이 1억 700만 원이었으나 재감사비용은 3억 5000만 원으로 3배 넘게 늘었고 재감사 관련 지원비용으로도 10억 1000만 원이 들었다. 감마누는 원감사에 1억 9300만원을 지불했고 재감사 및 재감사지원비용으로 16억 7800만 원을 썼다.
세화아이엠씨의 경우 본감사는 3억 5500만 원이었으나 재감사비용은 16억 원, 재감사 관련 지원비용은 7억 3300만 원을 지불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실 감사 논란이 일었던 파티게임즈는 원감사 비용이 2억 7800만 원, 재감사 비용 9억 4000만 원, 재감사 지원비용이 10억 200만 원이었다.
이태규 의원 측은 이같은 재감사 지원 업무를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대부분 수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도 “4대 회계법인 정도 돼야 디지털포렌식을 위한 인력이 갖춰져 있다”며 “이들이 재감사 시장에서 쏠쏠한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직접 맡을 수 없어 다른 회계법인에 지원용역을 맡긴다. 여기에는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의 입김이 들어간다“며 ”대형 회계법인끼리 서로 용역계약을 주고받는 것“이라며 “현행 제도에서 상장 유지를 위해서는 재감사 보고서가 필요하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재감사 비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재감사제도를 전면 검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