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맘카페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엄마들의 소소한 정보가 교환되던 맘카페는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거대한 마케팅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회원 수가 많은 전국 단위의 맘카페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맘카페를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수백 만 명의 회원들이 몰려있는 소위 실제 잘나간다는 초대형 맘카페에 들어가 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대개 이런 맘카페는 상거래를 위한 사업자나 법인을 내고, 본격적인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맘카페가 진행하는 수익사업은 실로 다양하다.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3040기혼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뷰티, 육아, 가전, 교육 등 대형업체들이 맘카페와 제휴를 통해 각종 프로모션 및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러한 상품들의 사전 체험단 모집 제휴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맘카페는 일정한 수익을 얻는다.
이 뿐만 아니다. 역시 특정 업체와의 공동구매 제휴를 통해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 요즘에는 지역 곳곳에서 지자체나 관공서를 중심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안 쓰는 물건을 공원 등에 가지고 나와 매매나 교환 등을 하는 시민운동)에 주관 자격으로 참여해, 여기에 이벤트성으로 입점하는 각종 업체에게 수수료를 가져가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상업화 되어가고 있는 맘카페를 두고 엄마들 사이에서 여러 불만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취재에 패널로 참여한 한 주부들은 지나친 상업지향성에 대한 문제를 꼬집었다.
한 패널은 “얼마 전 한 맘카페에서 주최한 플리마켓에 참여했다. 그 플리마켓에는 제휴업체들이 함께했고, 홍보 및 프로모션 부스가 마련됐다”라며 “그런데 문제는 그와 관련한 제휴 수수료와 관련해선 전혀 공개되지 않더라. 신뢰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맘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를 일종의 비영리단체와 같은 유형으로 착각해서 생기는 오류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맘카페 일부 비영리단체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주식회사, 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업체로 존재하기도 한다. 이 같은 맘카페 커뮤니티는 회원들에게 별도의 회비를 받거나 명부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일종의 사업체로서 플리마켓 같은 이벤트 및 서비스의 퀄리티가 중요하지 투명한 수익 공개가 의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한 패널은 “사실 처음 맘카페를 접할 때는 그저 정보를 공유하는 엄마들의 ‘동호회’ 쯤으로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일부 상품 후기들이 카페 제휴업체들의 광고성 글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솔직히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고, 요즘엔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서 눈팅만 하고 있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한 패널은 자신이 사용한 육아용품의 순수한 후기를 올렸음에도 카페 운영진에 의해 강제 삭제된 불쾌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패널은 “나중에 알고보니, 카페의 한 제휴업체가 내가 올린 육아용품의 라이벌 업체였다. 운영진이 제휴업체를 의식해 알아서 삭제한 것”이라며 “맘카페의 본질은 솔직한 육아정보 교류인데, 뭔가 심각하게 변질된 것 같아서 상당히 기분이 나쁘더라”고 말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워낙 맘카페의 힘이 강력하다보니 어떤 경우는 후기를 거짓으로 올려주는 업체도 있다. 이들은 맘카페 운영진인 것처럼 속여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홍보비를 받고, 회원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들어 허위로 후기를 작성한다. “00동에 태권도 학원 추천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리면 댓글로 “00학원이 좋더라고요.”라고 올리는 수법이다.
물론 이 같은 역기능과 별개로 영향력을 강해지고 있는 맘카페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경력 단절 여성들이 맘카페를 통해 다시 일을 시작하거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좋은 사례도 있다. 그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이 사회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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