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들에게 금품갈취한 버스회사 사장 등 4명 검거(사진 무관)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전지방경찰청은 29일 교통사고를 낸 회사 소속 시내버스 기사들에게 취업규칙을 들먹이며 징계·해고 등을 고지한 뒤 금품을 받아 갈취한 버스업체 대표이사, 사고처리 담당 과장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버스회사 대표이사 A씨, 사고처리과장 B씨, 조합장 C씨는 사고율을 낮춰 시의 재정지원금을 많이 받고자 상호 공모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소속 버스기사들을 “취업규칙상 대물 500만원 이상 사고 야기 시 해고사유에 해당된다”며 징계절차를 통해 해고했다.
이후 이들은 생계를 위협받은 버스기사에게 해고를 철회해주는 조건으로 의무에 없는 확약서를 작성케 한 뒤 사고처리 명목으로 면책금을 받아 버스공제조합에 보험금을 반납해 사고율을 줄이거나, 현금을 받아 이를 갈취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55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모 교통 대표이사 A씨의 위임장을 위조해 각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개인계좌로 받아 횡령하고, 처남 D씨를 시켜 친구·후배명의 차명계좌 21개를 만들게 했다.
이후 B씨는 허위의 피해승객에 대한 개인 합의금을 버스기사들로부터 위 계좌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해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약 2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피의자들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으며, 특히 대출이나 가불을 통해 돈을 마련해 생계가 곤란해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회사 소속 버스기사들은 “항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 사고 발생시 받게 될 불이익을 생각해 평상시에도 회사측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전시는 지난 2005년 7월 4일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보험가입 지원금을 통해 시내버스 회사가 사고율을 자발적으로 줄이도록 유도해왔다.
그러나 일부 비양심 버스회사에서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버스 정비, 버스기사 안전교육 등의 전반적인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사고비용을 버스기사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대전경찰청은 설명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지속해서 단속할 예정”이라며 “단속과 함께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력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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