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미요미’김현진 원장 | ||
“요즘 불경기라는 얘기를 자주 듣긴 하죠. 하지만 자식 교육에 관련된 일이라면 어떨까요? 제일 나중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야가 바로 자녀 교육이 아닐까 싶네요.”
요즘 불경기라서 학원 사업도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현진 원장은 수긍반 부정반의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이 학원에는 현재 90여 명의 ‘꼬마 학생’들이 북적인다.
만 2세에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체험 미술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조카가 이 학원에 다녔어요. 유심히 보니 교육 프로그램이 좋더라구요. 내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왜 이런 교육이 없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다른 부모들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김현진 원장은 지난 9월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지역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특별한 교육 자격증이 있거나, 전문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본사에서 학원 운영에 필요한 커리큘럼 과정, 재료 등은 모두 공급을 해줘요. 워낙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사업 초보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죠.”
사실 큰 돈벌이를 기대하고 한 사업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원 구경 차 들른 학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월 매출이 7백만원 이상이라고.
그가 운영하는 ‘요미요미’는 주위에서 흔히 있는 미술학원이 아니라, 음식재료, 진흙, 모래, 폐타이어 등 주변의 재료를 이용해 아이들이 몸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 미술 교육’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 “사업이 잘되는 것도 좋지만, 간혹 어린이 우울증에 걸린 아이들이 밝아질 때 가장 뿌듯하다”며 웃었다.
▲ ‘토킹클럽’김대옥 원장 | ||
김대옥 원장은 20대다. 한창 취업 전선에서 머리를 싸매거나 사회 초년병이 어울릴 법도 하지만, 그는 어엿한 학원 원장이다.
“대학교 때 과외수업도 하고,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자재를 수입하는 무역 회사에 잠시 다녔었는데,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어서 뛰어들었지요.”
그는 한양대학교에 재학할 당시, 영어 과외 수업을 많이 했단다. 처음에는 용돈벌이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결국 그는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학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막상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관뒀는데, 참 막막하더라구요. 개인 학원 사업을 시작할까하다가, 토킹클럽에 관한 얘기를 듣고 마음을 정했어요.”
‘토킹클럽’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말하기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학원이다.
학생들의 의향에 따라 일주일에 2~5번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수업이 하루 90분씩 진행되는데,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사람과 현지인이 각각 나눠 가르친다고 한다.
“일단 본사에서 커리큘럼, 교재, 교사를 책임지고 제공해주니까 저로서는 학원을 운영하는 데 따른 부담이 많이 줄죠. 사실 학생들이 많이 모일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그래도 매일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니 성공이죠?”
김 원장은 지난 9월 학원을 오픈했는데, 이 달 매출 목표가 8백만원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 “불황 속에서도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쉽지 않은 모양”이라며 “소수정원제로 훈련받은 초등학생의 영어회화 수준이 웬만한 고등학생 못지 않다”고 귀띔했다.
▲ ‘X2’오영석 사장 | ||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특정계층을 겨냥한 교육 아이템 사업은 여전히 인기인 모양이다. 오영석 사장이 운영하는 ‘X2 아카데미’의 인기를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X2 아카데미’는 미국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토플, 지멧(GMAT)강습은 물론, 에세이 작성 등 입학 허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컨설팅 하는 유학원이다. 전문적인 영어시험인 SAT, 토플반뿐 아니라, 국내 대학의 특례입학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수험생 영어반도 운영하고 있다.
사실 그는 소위 ‘잘나가는’ 샐러리맨이었다. 서울 상대 87학번인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컨설팅회사인 맥킨지 뉴욕 사무소, 골드만삭스 홍콩지사, 보스턴컨설팅 한국 사무소에서 근무를 했다. 그야말로 앞날 창창한 ‘억대’ 연봉자였던 것.
그런 그가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지난해 8월에 학원을 오픈했다.
“처음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하지만 제 생각은 확고했거든요. 기업의 전략에 대해서 컨설팅하는 것도 좋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것도 좋은 일이잖아요. 저 역시 과거에 유학을 준비하면서 막막한 기분이 든 적이 많았어요. 선배로서 조언을 할 수 있는 일과 사업을 접목시켜보자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의 경험을 전수하고자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를 필요로 하는 특정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그의 학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오 사장은 “사업이 잘되는 것도 좋지만, 내가 도움을 준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할 때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