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타인’ 홍보 스틸 컷
# 연예인 음주 스캔들 ‘천태만상’
김지수가 구설에 오른 건 10월 중순부터다. 영화 ‘완벽한 타인’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그는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계획했다. 오랜만에 참여한 영화인 데다, 마침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상당해 기대가 한창 모아지던 상황. 게다가 김지수는 방송 중인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을 통해서도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던 터라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던 시기였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소개하려고 나서는 자리에서 김지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연발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에 40분 지각한 건 시작에 불과했다. 연락 두절 상태로 지각 사태를 빚은 그는 뒤늦게 술에 취한 채 나타나 이를 지적하는 취재진에게 ‘기분이 나쁘냐’며 ‘대답할 수 있으니 질문하라’고 응수했다. 소속사와 영화 홍보사 측은 “전날 영화 술자리가 늦어졌고, 오랜만에 술을 마시다보니 컨디션 조절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순순히 받아들여질 만한 수준의 상황이 아니었다. 연기 경력이 상당한, 프로 배우의 행동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일탈을 두고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한 수순. 무엇보다 애써 만든 영화를 공개해야 하는 제작진이나 다른 배우들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김지수의 미숙한 자기관리는 이후로도 이어졌다. 논란을 일으키고 불과 일주일 만에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SNS 활동을 재개했고, 심지어 “일반적 폭격, 그냥 견디겠다”는 글을 써서 더 큰 빈축을 자초했다. 자신이 일으킨 만취 스캔들,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제작진을 향해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사과한 일이 무색한 행동이란 반응이 잇따랐다.
자기관리를 포기한 듯한 인상을 주는 연예인은 더 있다. 배우 윤제문도 비슷한 경우다. 윤제문은 2016년 8월 음주운전 삼진아웃에 걸려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미 2010년과 2013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뒤였다. 음주운전 여파는 컸다. 윤제문이 주연한 영화 ‘아빠는 딸’은 개봉을 미뤄야 했다. 배우 개인의 미숙한 자기관리가 영화에 사활을 건 제작진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지만 이후 그의 행동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아빠는 딸’을 소개하는 인터뷰 자리에서 전날 먹은 술이 덜 깬 상태로 이른바 ‘숙취 인터뷰’를 진행하다 결국 인터뷰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아빠는 딸’ 홍보 스틸 컷
# 음주운전 처벌강화 움직임…‘삼진아웃’ 호란 복귀 난항
일부 연예인들이 벌이는 빈번한 음주 스캔들과 달리 사회적으로는 점차 음주운전 등 술과 관련한 사건사고에 철저한 기준을 적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커지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한 가운데 음주운전에 적발된 연예인을 향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음주운전에 적발되더라도 몇 년간 공백을 보내다 은근슬쩍 복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어려운 분위기다.
가수 호란이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복귀를 시도하다 뭇매를 맞고 있다. 세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돼 음악 활동을 중단한 그가 2년 만에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호란은 10월 말 싱글 발표를 알렸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음주운전에 연루된 연예인이 공백을 보낸 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돌아오는 행동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2~3년이 아니라 평생 자숙해야 한다’는 의견도 온라인에서 자주 목격된다.
대중의 반응이 이처럼 싸늘한 데는 호란의 음주운전이 상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란은 2016년 9월 새벽 5시 50분께 서울 성수대교 사거리 인근에서 술을 먹은 채 운전을 하다 도로변에 정차해 있던 성동구청 청소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01%. 이 사고로 인해 호란은 지난해 1월 벌금 700만 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더 증폭됐다. 2004년과 200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추가로 공개된 탓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호란의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지가 추락한 김지수와 윤제문 역시 신뢰 회복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대중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인에게 좀 더 무거운 사회적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