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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수년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이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 7442억 원, 영업이익은 19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4%와 33.8% 감소했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 9652억 원과 13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와 3.9% 줄었다. 반면 지난 6월 말 별도기준 두산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은 2조 9643억 원에 달한다. 두산엔진 투자부문 흡수합병으로 보유하게 된 두산밥캣 지분 10.55%를 지난 8월 3681억 원에 전량 매각했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으로 발전업계의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두산중공업의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원전 3·4호기 주기기 사전제작에 착수해 3200여억 원을 투입했으나 정부가 건설 중단 방침을 밝힌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두산중공업은 사내 인력의 계열사 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이 되는 그룹 내 계열사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과 미국 등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조 5679억 원에 영업이익 660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4조 1010억 원, 영업이익 51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와 41.8%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성 개선에는 자회사 두산밥캣의 성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의 61.9%, 영업이익 63.5%가 두산밥캣에서 나왔을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구조조정 등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 2016년부터 실적이 회복됐고 대규모 직원 증원 없이 과거 구조조정 당시의 운영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력 충원 여유는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인력 순환은 기존에도 있었다“며 ”직원이 재배치에 지원하면 직군별로 적합 여부를 판단해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두산중공업 노조·위원장 진한용)는 직원 계열사 전출에 반대 입장을 세우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인원 조정은 명백히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며 “회사가 어려워지면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기보다 경영진에서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조는 ”박정원 회장, 박지원 대표 등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다”며 “직원 재배치 계획은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으며 계열사들과 조율을 통해 필요한 인원을 선별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