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과 그의 개인소속사 후니월드가 12일 팬덤에 의해 사기 및 횡령혐의로 피소됐다.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이들은 후니월드가 지난해 4월 15일 젝스키스 20주년 기념 상영회를 개최하면서 팬덤 전체에게 기부를 명목으로 모금을 받았으나 이 돈을 목적외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후니월드 측은 모금된 돈과 영상회 유료 수익 등을 ‘젝스키스’ 그룹의 이름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돈의 행방이 묘연했다. 당시 모금된 금액은 약 1억 700만 원 상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팬덤이 모금된 돈의 행방을 1년에 걸쳐 물었지만 후니월드 측은 정확한 정산서가 아닌 견적서 등을 제출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차일피일 미뤄왔다는 것이 팬덤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결국 후니월드 측은 “미숙한 진행으로 마이너스가 났다. 이 때문에 예정대로 기부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당시 모금된 돈이 기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구체적인 지출에 대해서도 후니월드 측의 명확한 답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덤에 의해 가수가 피소되는 것은 한국 가요계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팬덤이 강성훈을 후니월드와 함께 고소한 데에는 “강성훈이 후니월드의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다. 당초 강성훈은 후니월드의 운영진과 관련해 팬덤이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후니월드의 최종 결정권자는 나” 라며 불만을 잠재우려 했던 바 있다.
한 팬덤 관계자는 “강성훈이 이전부터 자신이 후니월드 운영에 깊게 관여하고, 또 최종결정권자라고 밝혀왔던만큼 그에 따른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더 이상 침묵이 능사가 아니다. 법정에 서서라도 진실을 듣고 싶었기 때문에 팬들도 고민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니월드는 이외에도 앞으로 몇 차례 고소를 맞닥뜨려야 한다. 먼저, 후니월드와 별개로 강성훈 개인 팬덤이 진행하는 ‘강성훈 서포터즈의 택시 홍보비 모금액 2000만 원 횡령 사건’ 고소가 준비 중이다. 이어서 후니월드의 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영상회 당시 사용된 젝스키스의 영상 및 음원 저작권법 위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등에 대한 고소가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성훈의 피소 사실이 알려진 13일 현재까지도 YG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YG는 앞서 강성훈이 대만 팬미팅 관련 피소 사건에 휘말렸을 때, 후니월드 측이 YG의 명의를 도용해 대만 팬미팅 대행 업체 측을 협박하려 했다는 사안에 대해 법무팀을 통해 조사했던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