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상동에 위치한 ‘해물천하’ 전경. 여러모로 위기에 처한 이 업소는 위탁경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 ||
원래는 허명수씨가 지난 2003년, 풋푸드(foot food)하우스로 개업했다가 대중성이 떨어지자 이후 병천순대 전문점에서 해물탕·아귀찜 전문점으로 아이템을 바꿔왔다.
입지는 2층이지만 신시가지에 위치해 창업비용은 60평 규모에 2억 가까이 들었다.
“음식점을 운영해보고 싶어 서울에서 운영하던 주점을 다 정리했어요.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갑자기 신장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허씨는 증세가 악화되고 병원치료가 길어지자 가게를 가장 믿음이 가는 종업원에게 맡겼다. 아내는 자녀들을 기르는 등 가사일 때문에 나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런 대로 운영이 됐습니다. 하지만 영수증과 금고에 남은 돈이 맞지 않는 일이 잦아졌어요. 게다가 주인이 가게를 자주 비우니 고객 서비스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봐요. 손님이 줄어들고 매출도 점점 떨어지는 거예요. 가게를 넘기자니 권리금도 제대로 못 받고 나갈 처지였지요. 고민 끝에 위탁경영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신문을 읽다가 위탁경영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전문컨설팅업체를 찾았다. 그리고 2년 동안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가게 운영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전문운영자에게 맡겼다.
위탁 경영을 맡은 박미아씨는 예전에 대형 쇼핑몰에서 수수료 매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었고 그 뒤 음식점을 직접 차려볼 생각으로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부천 여성회관에서 실시하는 창업 강좌에 매번 참석하고 창업 모임에도 가입했다.
그러던 중 위탁매장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보증금 1천만원으로 60평 규모의 음식점 운영 기회라는데 솔깃했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경험도 쌓을 수 있고, 잘만 하면 사업자금도 마련할 수 있겠다 싶어 위탁 매장의 운영을 결심했다.
“처음부터 해물탕으로 시작한 곳이 아니어서 운영을 넘겨받고 우선 메뉴와 가격을 정리했습니다. 주방시설과 홀도 해물탕의 컨셉트에 맞게 일부 바꿨어요.”
점심에는 간단한 정식종류, 저녁에는 해물탕과 아귀찜으로 단일화시켰다. 객단가가 낮으면서 너무 많은 종류의 메뉴들은 주방에서의 효율을 떨어뜨렸고 이는 결국 매출 부진의 요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해물탕과 아귀찜으로 객단가를 높이면서 음식에 정성을 다했다. 좋은 재료를 고르고 유명한 해물탕 전문점에서 맛 전수도 받았다. 해물탕에 산낙지 한 마리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도 시도했다.
그러자 고정고객이 점차 늘어났다. 위탁자 허씨가 가게 운영을 넘길 당시 40만원 정도의 일 매출은 박씨가 운영을 맡으면서 현재 1백50만원을 넘어섰다. 잘될 때는 4백만원의 일 매출을 기록한 적도 있다. 박씨는 월세 2백50만원, 종업원 인건비, 위탁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충분한 순이익을 남기고 있다.
위탁 경영 조건은 계약기간 2년 동안 수탁자가 위탁자에게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외에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두 사람은 3개월까지는 월 수수료 없이 월세만 부담하고, 4개월부터 5달간 월 1백만원씩, 그 이후부터 만기까지 월 1백50만원씩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