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간제 보건 여교사 A 씨가 두 명의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씨가 3학년생인 B 군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 B 군의 친구인 C 군은 이 사실을 인지한 뒤 A 씨에게 “B 군과의 불륜을 폭로하겠다”며 협박, A 씨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 씨의 남편은 해당 학교에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학교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A 씨의 남편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A 씨와 B 군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과 학교 측 답변 등을 공개하고 학교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고등학교는 논산 지역에서 꽤 유명한 명문고로 알려져 있어 그 충격은 컸다. 인근 고등학교 3학년생은 “그 학교는 기숙형 고등학교로 이 지역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학교다. 사건이 터지면서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사건의 실상은 알려진 사실과 다소 달랐으며 당사자들 간 의견이 갈리는 대목도 일부 존재했다. A 씨 남편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만 볼 수 없는 셈이다. 현재 A 씨는 학교를 떠났고 B 군은 자퇴, C 군은 대학에 진학한 상태다.
A 씨가 해당 학교에 기간제 보건교사로 부임한 시기는 지난 2017년 3월이었다. 같은 시기 B 군은 3학년생으로 학교에 복학했다. 우울증으로 인해 2015년 2학년 교육을 이수하고 2016년은 치료를 위해 1년간 휴학을 했던 것. 학교 관계자들과 재학생들 주장에 따르면 B 군은 사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고 한다. 해당 학교 교장은 “B 군은 우울증과 관련한 약을 복용하면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었다”며 “당시 선생님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B 군은 본인한테 조금만 잘해주면 그 사람이 본인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곤 했다”고 말했다.
당시 A 씨의 경우 남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 해당 학교의 한 재학생은 “A 선생님은 논산에서 원룸을 구해 남편과 따로 살고 있었다”며 “이 사실은 선배들이나 학교 사람들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 남편 역시 벌거 사실은 인정했다. 그렇지만 내용은 다르다. 전 남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기간제 교사가 됐고 두 달 뒤 아내가 일방적으로 이혼 통보를 하고 나가 별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A 씨와 B 군이 연인 관계가 된 것은 1학기 무렵이다. A 씨가 기간제 교사가 된 것이 1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었고 B 군은 1학기가 끝나는 7월에 자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A 씨의 전 남편은 5월부터 별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A 씨의 전 남편이 공개한 A 씨와 B 군의 문자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A 씨는 B 군에게 “약국 가서 임신테스트기 사다놔” “결혼하자” “보고싶어”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B 군은 A 씨를 “자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메시지는 지난 7월 남편이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가정 파탄의 원인이 A 씨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에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C 군이 여교사를 좋아했던 건 사실이지만 협박이나 갈취 등을 행했다곤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성 실루엣 이미지 컷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
하지만 C 군이 A 씨를 좋아했던 건 사실이지만 협박이나 갈취 등을 행했다곤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학교 교감은 “사실 그 정도 혐의면 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토대로 민사소송을 이어가는 게 맞다. 형사소송을 제기할 시 사전 조사가 더 확실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은 민사소송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A 씨의 남편은 혐의가 더 확실시되는 B 군에 대해선 그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
C 군의 소송 대리인 김태범 변호사는 “오는 22일이 재판인 데도 A 씨의 남편이 제출한 증거라곤 A 씨와 C 군이 주고받은 일상적인 문자메시지 내용이 전부며, 그 외 협박 등과 관련한 증거는 한 달이 지나도록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 씨에게 보낸 C 군의 문자에 “사랑해”는 말이 종종 등장했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C 군이 “만나자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A 씨도 “사랑해”라고 화답한 것. 이에 대해 김태범 변호사는 “C 군이 평소에도 문자를 보낼 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쓰는 편이었는데 동성 친구들에게도 보내는 문자를 보낼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A 씨도 C 군과 불미스러운 관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는 C 군 어머니와의 통화에서도 그 결백함을 주장했다. 현재 C 군은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A 씨의 남편을 고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학교는 이번 사건을 은폐하기보다 오히려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A 씨와 B 군의 관계를 처음 인지한 시기는 지난 4월 8일이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B 군이 친구들로부터 “A 씨와 C 군이 서로 좋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A 씨의 집을 찾아가 A 씨를 폭행, 집기들을 부쉈다고 한다. 경찰은 관련 신고를 접수받고 이를 학교에 알렸다.
학교는 이와 관련한 자체조사를 수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당시 A 씨는 단순폭행만 있었을 뿐 성폭행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A 씨는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충남 논산 계룡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 씨의 확고한 진술이 있었기에 학교 입장에선 더 이상 의심을 하기 힘들었다”며 “B 군은 2017년 7월 학교를 자퇴했거니와 이미 성인이기 때문에 교육청이나 학교는 더 이상 조사할 권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해도 학교가 교사와 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를 파악, 제재치 못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학교 교장은 “어찌됐건 개인의 일탈을 미연에 인지하지 못하고 학생, 학부모 등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여타 학생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게끔 사실관계가 하루빨리 제대로 밝혀져 본래의 평화로운 교육의 장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진 기자 reveal@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