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상의 젬마 상품 소개. |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다른 브랜드의 상품을 사기도 하는데, 일찍 가면 더 다양한 신상품을 살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공장을 돌면서 제품을 수거한 후 양재동에 있는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전 9시30분.
수거된 제품은 구겨지지 않게 옷걸이에 건 채 수량 파악을 한 뒤 추가 가공 과정에 들어간다. 가공 과정이란 포장에 들어가기 전에 불량 제품을 선별해 내는 과정이다. 실밥을 손질하고 구겨진 옷은 다림질을 한다. 이어 발송용 포장을 마치면 대략 오후 9시. 운송회사에서 제품을 수거하러 오는 시간까지 빠듯하게 진행된다.
“저희는 디자인에서 제작까지 그날그날 일이 진행됩니다. 말 그대로 소품종 맞춤 생산인 셈이죠.”
그가 처음부터 온라인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건설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관심사였던 패션분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동대문 의류상가가 한창 호황이던 시절, 1.3평 규모의 매장에서 청바지와 여성 정장 등 의류 판매를 시작했다. 한 달 동안의 매출은 건설회사에서 근무할 당시의 연봉을 훌쩍 넘어섰다.
제품의 반응은 좋았지만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매출이 점차 떨어지고 재고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친구의 온라인 의류 판매였다. 한 번씩 올려놓는 상품이 의외로 잘 팔리는 것을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고 18평 규모의 오피스텔을 구했다.
▲ 이인재씨가 직원들과 주문 의류를 챙기고 있다. | ||
하지만 다른 판매자들이 자신의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싼값에 제품을 내놓자 매출은 다시 떨어졌다. 이씨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판매자들과 차별되는 뭔가가 있어야 했다. 고민 끝에 그는 저가전략을 버리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하는 고가전략을 시도했다.
“온라인에서도 분명히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타깃으로 제품의 단가는 20~30% 높이고 대신 서비스와 원단, 품질은 두 배 이상 높였습니다.”
브랜드 명도 루이스에서 젬마로 바꿨다.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 동안 4천만~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고, 인기 있는 디자인의 경우 하루 1천 벌 가까이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제품의 대부분은 심플하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여성스러운 옷들인데 마니아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문이 많은 날은 하루 17~20시간을 일을 하고 2~3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하지만 수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그의 제품을 알아보고 고정적으로 찾아주는 고객이 점차 늘어난다는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그는 18평 규모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45평의 규모로 사무실로 옮겼다. 직원도 10명으로 늘었다. 그는 앞으로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 온·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에게 매출보다 제품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