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속주점 ‘다알’에서는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잘하면 10% 할인해준다. | ||
서강대학교 건너편에 자리 잡은 민속주점 ‘다알(달:月)’에서는 제기차기 15회 이상, 투호 던지기 5개 중 3개 이상 성공하는 고객에게 음식값을 10% 깎아준다. 따라서 술자리가 끝날 무렵 계산대 주변에서는 늘 이런 진풍경이 펼쳐진다.
민속놀이는 특히 단체로 찾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민속주점과 민속놀이가 결합된 이곳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레스호프(레스토랑+호프)였다. 레스호프로 12년 동안 운영되던 곳을 이씨 부부가 인수한 것. 내부시설과 전반적인 분위기가 오래되긴 했지만 이전의 경험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대구에서 3년 동안 분식점을 운영했었습니다. 7평 남짓한 작은 가게였는데 그때도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운영하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었지요.”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1년 동안 매출이 늘어나기는커녕 적자의 폭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주변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번쩍이는 네온사인 사이에서 12년 된 인테리어의 가게는 외면당했다. 그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주변 지역 조사에 들어갔다.
주 고객인 서강대 학생들과 오피스의 직장인들을 모두 수용할 만한 아이템이 없을까 찾아다녔다. 그리고 주변에 자신이 대학시절 즐겨 찾던 전통 주점이 없는 것에 착안, 민속 주점으로 아이템을 바꾸기로 했다. 가게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제2의 창업을 결심한 셈이었다.
그는 곧바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갔다. 시골 외할머니 집과 같은 느낌을 구현했다. 테이블과 의자를 비롯해 내부의 모든 시설들은 통나무로 꾸몄고 물레방아와 원두막을 떠올릴 수 있는 2층 좌석도 마련했다.
인테리어 컨셉트는 대구에서 오랫동안 연극배우 생활을 한 남편 강씨의 아이디어라고.
편안한 민속 주점의 분위기는 인테리어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회전판 맞추기 등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공간도 마련했다.
▲ 홀 전경. | ||
아이템을 바꾸면서 상황이 호전되긴 했지만 이씨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주점은 보통 2차 개념이잖아요. 밥집은 배가 고프니 가까운 곳을 이용하지만 술집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흘러가는 고객들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하나의 외떨어진 섬과 같은 서강대 상권을 전략적인 기회로 삼았다.
식사메뉴를 강화해 1차에서부터 2차까지 자신의 가게 안에서 모두 해결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점심 주방장을 따로 두고 새싹비빔밥, 각종 찌개류 등 14가지 메뉴를 준비했다. 현재 점심매출이 전체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객반응이 좋은 편이다.
다알이 민속주점으로 바꾸면서 인테리어에 추가로 든 비용은 약 1억원. 최근 두 달 전부터는 인건비도 줄이고 꾸준한 맛관리를 위해서 저녁 주방을 이씨가 직접 맡았다.
이씨는 “사람들이 신촌하면 이대, 연대를 떠올리지 서강대를 얘기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다양한 이벤트와 놀이문화, 이색 서비스를 통해 그들만의 고유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