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인이 60여 년을 살면서 애착을 갖게 된 돈암동을 시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돈암동은 시인의 개인적 체험뿐만 아니라 관심을 갖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게 되는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등 사회적 ‧ 역사적 맥락에서 노래하지 못하고 소멸된 타자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돈암동에서 펼쳐지는 김대성 시인의 구체적 삶이 우리 모두의 보편적 삶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목격하고 증언하고 있다.
돈암동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그의 시를 읽고 감동하고 슬퍼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시집에는 돈암동의 소외된 타자들을 담고 있는 이미지들이 가득하고 이것은 돈암동의 하늘이 더욱 붉게 물들어가는 이유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