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봉우리' 이하연 사장 | ||
‘작은 봉우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면도로의 먹자골목에 위치한 김치요리전문점이다.
원래 이곳은 이 사장이 직접 만든 김치를 판매하는 김치전시장이었다. 지난 5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시장을 음식점으로 개조했다.
전단지나 이벤트 등 일반적인 개업식이나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다녀간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단골 고객도 꽤 생겼다.
역삼동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하던 이씨는 평소 손님들로부터 김치가 맛있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어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으셨어요. 계절별로 자연 재료를 듬뿍 넣어 맛있는 김치를 만드셨는데 절대 조미료를 쓰는 법이 없었죠. 18년 동안 한정식 집을 운영해오면서 어려서부터 보고 배운 그대로 김치를 담가왔습니다.”
고객들에게 서비스차원에서 김치를 선물로 싸주었는데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김치를 사가는 고객도 하나둘 늘었다.
김치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김치를 별도로 살 수 없느냐는 문의도 이어졌다. 그는 김치를 사업화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2003년 11월, 그동안의 수익금을 모두 털어 충북 단양에 김치공장을 세우고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는 5백여 개의 김치항아리를 묻었다. 김치공장에서는 일반 판매용 김치를 생산하고 덕소에서는 특별 주문형 김치를 만들어 내는 것. 특별 주문형 김치인 ‘이하연의 봉우리 김치’는 고추와 마늘, 젓갈 등의 재료를 순수 국산만을 쓰고 만드는 전 과정이 수작업이다.
물론 공장에서 만드는 김치에도 유해색소, 방부제, 인공조미료를 안쓴다.
김치 생산이 안정권에 접어들자 이를 바탕으로 김치요리전문점을 열었다. 그는 김치 공장을 설립할 당시 일반인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대로 된 김치요리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김치를 부메뉴로 한 기존의 음식점들과는 달리 김치를 주메뉴로 내세웠다.
“묵은 김치라고 모두 몸에 좋은 것은 아닙니다. 6개월 이상 숙성된 김치를 적절한 온도에 보관하지 않으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오히려 독소가 생겨서 몸에 해로울 수도 있어요. 김치는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 김치 전문점 ‘작은 봉우리’ 내부.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김치를 특화해 전문 요리로 승화시켰다. | ||
그리고 김치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돼지고기, 두부를 곁들여 먹을 수 있게 메뉴를 구성했다. 그 외에도 김치찌개, 김치찜, 돌산갓김치꽁치조림, 김치전, 삼합 등 메뉴판에는 김치요리전문점답게 김치요리들로만 구성했다.
식사류는 5천원에서 7천원, 안주류는 8천원에서 2만원까지 가격도 직장인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정했다. 음식 용기는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고 모두 사기와 옹기로만 갖췄다. 수저는 스테인리스가 아닌 놋수저로 준비했다.
가게를 연 뒤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깔끔한 인테리어와 김치 맛에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현재 작은 봉우리의 일 매출은 70만~80만원. 아직은 점심 고객의 비중이 큰 편이다.
그는 “앞으로 본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며 “현재의 직영점을 바탕으로 충분히 검증을 거친 뒤에 가맹점을 모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