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오레 쿠폰북’ 경인지사 공동대표인 신민옥, 심상미, 류수진, 이미호씨(왼쪽부터). 이들은 “서로 이해하면 나홀로 창업보다 성공확률이 크다”고 말한다. | ||
이들이 모이는 장소는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복사골 문화센터 501호. 원래 이곳은 문화센터에서 여성창업동아리를 위해 제공한 공간인데 이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조건으로 사무실처럼 쓰고 있다.
주부 4인방 역시 여성창업동아리 ‘이창모’에 소속되어있다. 정기모임은 일 주일에 한 번이지만 사실 이들의 만남은 거리에서 수시로 이루어진다. 쿠폰북의 주된 업무가 영업이기 때문이다. 광고주를 유치하고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서 2인 1조로 상가를 돌아다니다가 가끔씩 번개 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팀에서 가장 맏언니인 심씨는 “찻집 같은 데 모여 현장에서 어려웠거나 속상했던 일을 털어놓고 스트레스를 풀어버려요. 잠깐이라도 이렇게 서로를 다독이다보면 다시 힘이 나죠.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게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이 창업을 결심한 것은 지난해 3월. 동아리에서 쿠폰북에 대한 창업정보를 입수하고 넷이서 의기투합했다. 현재 마케팅 팀장을 맡고 있는 신민옥씨는 “쿠폰북 사업에 대해 알아보니 무점포에 초도자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더라”며 “위험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넷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선 사업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부천시민 1백 명을 대상으로 쿠폰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좋았다. 그 뒤 프랜차이즈 사업본부를 찾았다. 자료 수집을 비롯해 담당자, 대표이사, 창업컨설턴트와의 상담도 수 차례 가졌다.
그리고 2004년 6월, 각자 60만원씩 출자해 총 2백4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점포를 운영하는 분들이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쿠폰이나 전단지, 신문삽지광고 등에 30만~40만원 정도의 비용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쉽게 버려지기 일쑤죠. 쿠폰북은 다릅니다. 다양한 곳에서 할인혜택과 무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폰들로 엮어져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가방에 가지고 다닙니다.”
이씨를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은 광고주들에게 소비자들의 쿠폰북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열심히 알렸다.
2인 1조로 팀을 구성하고 구역을 나눠 영업을 시작했다.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퇴짜를 맞기도 하고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건물 전체를 계단으로만 이동하며 영업을 하는 일명 ‘빌딩타기’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무점포 사업이었지만 공동창업의 특성상 함께 모여서 작업을 할 공간도 필요했다. 창업동아리 회원이 운영하는 생식가게에 숍인숍(Shop in shop)의 형식으로 입점했다. 관리비는 월 5만원. 전화와 컴퓨터 등의 집기류는 지인들을 통해 얻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나 2004년 8월, 첫 쿠폰북이 나왔다. 전체 20쪽에 전면광고 11개, 쿠폰 광고 50여 개가 실렸다. 그리고 공공기관과 영화관, 서점, 쇼핑센터 등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20여 곳에 1만 부가 비치됐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모두의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린 것이다.
류씨는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 때문에 어려움들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동창업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 ‘나홀로 창업’보다 성공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또오레 경인지사의 한 달 광고 수익은 약 3백50만원. 이 중 인쇄비를 뺀 나머지 금액이 순수익이다. 공동 창업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영화관, 공공기관 등과 콘텐츠 제휴를 하는 등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창업비용 리포트
■ 초기투자 비용: 4명이 60만원씩 2백40만원
■ 사무실: 숍인숍 형태 입주 월세 5만원
■ 한달 광고수입: 약 3백50만원
■ 순수익: 광고수입에서 인쇄비 제외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