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과일빙수점 ‘아이스베리’ 이대점 내부. 중고생 단체손님이 많아 항상 자리가 모자랄 정도라고 한다. | ||
“가정 살림을 완전히 그만둔 것도 아니니 투잡스족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데는 두 딸의 영향이 가장 컸다. 자녀들이 졸업 후 해외유학을 결정하면서 엄마도 이제 자신만의 일을 찾아야 한다고 종용했던 것. 남편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25년간 전업주부였던 그에게 적당한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아이템을 고민하던 그는 문득 딸들이 맛있다며 가끔 집으로 포장해온 생과일빙수와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지만 제 입맛에도 꼭 맞더라고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메뉴라는 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잘된다는 상권을 돌아다니며 많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찾아가 매장마다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인테리어는 어떤지, 손님들은 얼마나 방문하는지, 고객들의 연령대는 어떠한지 꼼꼼히 조사하고 비교한 끝에 브랜드를 결정했다.
상권은 이대 전철역에서 가까운 골목에 비교적 점포비용이 저렴한 오래된 카페를 인수했다. 모든 계약을 끝내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동안 그는 직영점에서 교육을 받았다. 주방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홀에서는 청소를 했다. 밀려드는 손님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잠시도 앉을 틈이 없었다. “일이 힘든 것보다 다리 아픈 걸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쉬고 싶을 때 마음껏 쉴 수 있었던 주부 생활이 너무 그리웠죠.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계약은 이미 완료된 상태. 자식들과 남편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이를 악물고 견디기 시작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일은 점차 익숙해졌다.
그렇게 한 달 동안의 교육이 끝나고 2005년 4월, 자신만의 가게를 열었다. 주변에는 옷가게만 즐비할 뿐 특별히 쉬어갈 곳이 없는 터라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가격이 1인당 1천~3천원으로 부담이 없어서인지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찾아왔다.
아이스베리의 주 메뉴는 아이스크림이 아닌 생과일 빙수다. 두 명 이상 함께 방문하는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2인용, 3인용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4~5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인 ‘킹 오브 빙수’는 단체로 찾는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정씨는 고객들이 빈자리가 없어 기다리다 아쉽게 뒤돌아서는 일이 많아지자 빈 공간이었던 입구에 간이 의자 5개를 추가로 들여놨다.
“매출 때문에 자리를 늘린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기다리다 아쉽게 뒤돌아서는 모습이 보기에 안타까웠어요.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요.”
오픈을 하고서 20일 동안 약 1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고객들이 주로 어린 학생들이라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서 좋고,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간단해 설거지하기도 편하다”며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매장 관리가 전반적으로 수월해 여성들, 특히 주부들이 운영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라고 조언했다.
아이스베리 이대점의 월평균매출은 2천만~2천5백만원, 마진은 35%~40% 정도다. 성수기인 4월에서 9월까지는 매출액의 3%를 본사에 로열티로 지불하며 비수기에는 로열티가 없다.
아이스베리 이대점 창업비용
가맹비 1천5백만원
보증금 1천5백만원
주방기계(아이스크림 기계, 냉동·냉장고 등) 5천만원
인테리어 비용(철거비용, 외부간판, 집기류 포함) 7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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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점포비용 제외) 1억5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