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관악국수전 전경.
[일요신문] 제23회 관악국수전이 11월 17일 서울대학교 사회대 신양학술관 407호에서 열렸다. 대회에는 전국 대학생 70여 명이 참가해 인터넷 기력을 기준으로 갑·을·병·정조로 나누어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총 4라운드를 치렀다. 갑조는 오로·타이젬 7단 이상이 나오는 최강부, 을조는 1단~6단 기력이다. 병조는 10급~1급, 정조는 10급 이하 초급자가 출전했다.
병조(10급~1급)에 출전한 서울대 바둑반 현준기(18학번·서울대 에너지 자원학부)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바둑교실을 한 달 다녔었다. 올해 대학에 들어와 다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동아리에서 배운 바둑용어 중에서 ‘아생연후살타’라는 격언이 가장 마음에 든다. 바둑이 무엇인가에 대해 느끼게 해준 말이다. 이번 대회는 병조에 나와 3승 1패 해 4등 했다. 실력은 약하지만, 고수들과는 접바둑으로 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많이 이길 수 있었다”라는 참가 소감을 남겼다.
최강부 갑조 시상. 왼쪽부터 권주리 2단(심판), 2위 안도영(명지대), 1위 김동한(명지대), 3위 김정웅(중앙대).
서울대 바둑반 전담 사범 한상조 초단은 “서울대 바둑반은 다른 대학교에 비해서 고단자가 많다. 나와 두 점 이내로 두는 아마추어 고수 수준만 5~6명 정도다. 한 달에 한번 진행하는 바둑 수업은 바둑을 처음 배운 초급자 위주로 10명 정도가 듣는데 실력이 느는 속도가 빨라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악국수전 최강부인 갑조 대국에선 명지대 김동한이 3라운드에서 연세대 최강자 송재환을 꺾고, 이어 4라운드에서 같은 명지대 선수 정훈현을 물리치고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심판으로 종일 바둑을 관전한 권주리 2단은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두는 모습에 감명받았다. 수준을 떠나서 대국 내용이 모두 신선해서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제23회 관악국수전은 서울대학교가 주최하고 (사)대한바둑협회가 주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했고, 사이버오로가 협력했다.
□ 입상자 명단 (1위·2위·3위 순)
갑조 : 김동한(명지대)·안도영(명지대)·김정웅(중앙대)
을조 : 이지섭(중앙대)·임규석(카이스트)·박태희(동국대)
병조 : 양지웅(국민대)·서현준(세한대)·김종인(한양대)
정조 : 송창연(서강대)·정동민(서강대)·장효준(홍익대)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