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리종혁 부위원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환대에 “이른 시일 내에 이재명 지사가 방북했으면 한다”는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지며 이번 국제대회를 계기로 경기도가 지자체 차원의 교류협력에서 선봉에 섰음을 확인시켜줬다.
남북한의 접경지인 장단군의 식재료로 차려진 ‘평화밥상’
15일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오찬에는 파주 장단콩과 쌀, 개성 인삼, 장단 율무와 사과 등 남북한의 접경지역인 ‘장단군’ 식재료로 차려진 밥상이 준비됐다. 장단군은 한국전쟁 이후 파주시 장단면과 황해도 장풍군으로 나뉜 옛 행정구역으로 분단의 상징지역으로 꼽힌다.
주 메뉴는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자문을 바탕으로 명란무만두, 새우관자어선, 돼지안심냉채, 장단사과샐러드, 잡곡밥, 개성인삼향연저육, 장단사과닭찜, 장단콩물타락죽 등으로 구성됐다.
오찬에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에게 남측에서 발간한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을 선물했다. 이기영 작가는 월북작가로 리 부위원장의 선친이다. 책을 건네받은 리종혁 부위원장은 짧은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내용을 반복해서 살펴보며 애착을 드러냈다.
리종혁 부위원장의 선친인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을 선물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당일 오후 북측대표단을 맞이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농기원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한편, 남북화해의 뜻을 전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농기원은 북측대표단에 자체 개발한 장미 신품종 ‘레드포켓’과 ‘딥퍼플’로 제작한 꽃다발을 선물하고, 경기미로 만든 궁중떡 ‘두텁떡’과 ‘쌀빵’, 식혜를 대접했다.
특히, 농기원 홍보영상을 시청한 간담회에선 북측대표단의 자리에 제주도 화산암반수인 ‘삼다수’를, 남측관계자의 자리에 백두산 화산암반수인 ‘백산수’를 각각 비치해 남과 북의 화합 의지를 피력했다.
무엇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도 참석한 이 날 저녁 만찬에서는 전통주 ‘아황주’와 ‘감홍로 백자’가 만찬의 분위기를 띄웠다.
농촌진흥청의 ‘우리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복원된 아황주는 동아시아 무역 국제도시로 ‘코리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렸던 고려 왕실의 전통주다. 고려의 벽란도 무역항은 이슬람 상인이 왕래할 정도로 다양한 인종과 물자가 모이는 무역의 국제도시로 현재 벽란도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예성강 하류로 알려져 있다. 도는 아시아태평양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평화번영을 이루고 그 중심에 한반도가 서겠다는 의미로 아황주를 만찬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15일 만찬주로 선정된 아황주
이 같은 평화밥상, 기념품, 만찬주에 이르는 경기도의 세심한 배려가 북측대표단의 첫 남측 지자체 방문이라는 역사적인 교류에 의미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도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간 진행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사소한 부분에까지도 남북화해의 메시지를 담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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