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 문제로 단단히 화가났다. 문재인 대통령.
이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며 “의전비서관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자진 신고 및 조사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 후 티타임에서 임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즉각 사표 수리를 지시했다고 고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음주 후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고, 대리기사를 맞이하는 장소까지 운전해서 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속 당시 김 비서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취소(0.1% 이상)에 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서관은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김근태 재단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임종석 실장의 한양대 후배이고,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으며 이후에는 임 실장을 보좌하는 선임행정관을 지내다 지난 6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김 비서관의 사표로 당분간 의전비서관 역할은 홍상우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대신하게 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부산에서 음주운전자에게 목숨을 잃은 윤창호씨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이슈가 되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것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대통령경호처 5급 공무원이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만취한 상태로 30대 남성을 폭행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려 물의를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까지 청와대를 둘러싼 공직기강이 해이해 진 것이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가 불거지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