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왼쪽) 간 설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출처=김성태 페이스북)
발단은 지난 17일, 박원순 시장이 한국노총 주최한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집회에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요즘 자기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며 “본인이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때는 서민 체험하겠다고 뜬금없이 삼양동 옥탑방에 올라가더니, 이제는 노조집회 나가서 ‘나는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고 외치는 모양새가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노골적이고 아직 시기상조는 아닌지 보는 이들조차 민망하고 제1야당도 심히 걱정된다. 자기정치 심하게 하다가 지금 낭패 보고 있는 경기도지사 잘 돌아보시길 바란다”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 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 채용비리 의혹 관련 국정조사 합의에 대해 “국정조사는 감사원의 감사와 권익위의 조사결과를 놓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일이었다”며 “강원랜드 권력형 비리에는 눈감으면서, 마치 권력형 비리라도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민생을 인질로 삼은 야당의 정치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다음날(22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요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상한 정치행보를 하고 있다”며 “여당인 집권당 민주당이 동의하고 정의당을 포함한 야4당이 뜻을 모아 합의한 국정조사에 대해 왜 유독 박 시장이 나서서 발끈하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맞받았다.
23일에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비대위 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대전 방문에 이은 부산·경남지역 방문 등 지역행보에 대해 “가히 대선 행보를 방불케 하는 거침없는 지방 순회에 나서고 있다. 이러니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8년 동안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경쟁력과 위기는 한없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라며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언제부터 왜 이렇게 정치 발언에 박원순 시장이 이렇게 갈피를 못 잡는지 서울시장이면 서울시정에 매진하는 게 천만 서울시민에게 할 도리라는 것을 분명하게 충고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렵사리 정상화된 국회에 산적한 민생현안과 내년도 예산안까지 할 일이 산더미 같으실 거 같은데 제 일정까지 꿰고 계신걸 보니 저에게 관심이 참 많으신 것 같다”고 비꼬며 “국회가 정상화 된지 이틀만인 오늘(23일), 쌓여있던 민생법안 90건을 바로 처리했다고 들었다. 국민들을 생각하면 진작 통과됐어야 할 법안들이 늦게나마 처리되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최근의 국회 파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3선 시장으로서 안정감 있게 서울시정을 잘 운영해 나갈 테니 걱정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언사는 자중하고 오늘처럼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국민에게 할 도리 아닐까?”라고 일갈했다.
이처럼 연일 계속되는 두 사람의 설전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각자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이미지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고용위기, 노동정책 등으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핵심 지지층의 이탈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을 끌어안기 위해 좌클릭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며, 김성태 원내대표는 내년 초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각자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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