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치전문점 ‘화투’ 내부 모습. 사장 우순임씨는 창업 당시 소란을 피우는 손님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현재와 같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주점을 만들었다. 순간의 이익에 연연하기보다 멀리 내다본 고객관리가 성공한 셈이다. | ||
오후 7시. 이른 시간이지만 10여 개의 테이블은 삼삼오오 모여 앉은 직장인들, 동네 주민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많아서 소란스러울 법도 한데 가게 안은 조용하다.
화투 대치점은 꼬치전문점이지만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본다면 카페 쪽에 가깝다.
“반투명한 유리와 기둥으로 분리된 좌석은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죠. 저희 가게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손님들이 많이 찾으세요.”
단골손님들로부터 ‘사감 선생님’으로 불리는 우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 직업이 군인입니다. 생활은 안정적인 편이죠. 창업은 퇴직 후로 계획했는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교육비 부담이 상당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기를 조금 앞당겼습니다. 또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시행착오를 겪는 게 좋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작고 깔끔한 한식집을 해볼 요량으로 점포를 구하러 다녔다. 16개월 동안 목 좋은 점포를 구하기 위해 서울시내 안 가본 곳이 없다고.
그리고 은행, 증권, 학원, 아파트 등이 밀집, 직장인과 동네 주민이 적절히 구성된 대치동으로 상권을 선택했다. 점포의 위치는 대로변에서 들어간 골목이었지만 간판으로 행인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점포가 구해졌으니 다음 문제는 아이템.
“주변 상권을 조사해보니 소형 호프집이 제일 많더군요. 시간대별로 유동인구를 체크해봤더니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두 부류의 고객을 모두 끌어들이려면 주변에 없는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주점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우씨에게 무엇보다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바로 아이들이었다. 주점을 운영하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었다.
다행히 가족회의에서 아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남편을 비롯한 가족 모두가 그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2004년 7월, 직장인과 주민이 골고루 찾아온 것은 예상한 대로였지만 일부 주민들의 텃세는 의외의 것이었다. 터무니없는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의도적으로 소란을 피우는 손님이 그들. 처음에는 당황해서 쩔쩔맸지만 이내 그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고객 관리에 들어갔다.
소란을 피우는 손님들은 돈을 받지 않고 돌려보내고, 터무니없는 서비스를 요구하면 분명하게 거절했다.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뭐 이런 가게가 다 있냐?’며 엄청 욕을 먹었어요. ‘얼마나 잘되나 보자’, ‘한 달 안에 망할 것이다’ 등 온갖 악담을 늘어놓더군요. 하지만 그런 고객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마음먹었어요. 선량한 다수의 고객을 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문 열고 두 달이 지나자 우씨의 고객관리방법에 만족을 표하는 단골 고객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고객이 생기면 단골손님들이 주인보다 먼저 제재를 가하는 등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손님이 많을 때 단골 고객들은 2시간 이상 머무르지 않고 일부러 일어서기도 한다고.
화투 대치점은 꼬치라는 메뉴의 특성상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해물치킨철판볶음’은 술안주로도 많이 나가지만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인기메뉴다. 전체 메뉴는 59가지인데 대부분 골고루 잘 나가는 편이다.
꼬치를 만드는 주요 식자재는 대부분 본사에서 받아서 쓰고 있지만 신선함을 필요로 하는 재료들은 이틀에 한 번씩 직접 시장에 나가 구입한다. 주부의 눈으로 꼼꼼하게 구입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다.
종업원은 자신을 포함해 모두 세 명으로 인건비를 최소화 했다. 주방과 홀에 각각 한 명씩을 두고 자신은 양쪽을 동시에 오가는 상황. 남편이 시간이 될 때마다 조금씩 일을 도와주고 있어 많은 힘이 된다고. 화투 대치점의 월 매출은 평균 2천5백만~3천만원 정도, 마진은 40~50% 정도다.
[창업비용] 22평 기준, 점포비용 제외
가맹비: 7백만원
인테리어비용: 3천1백만원(평당 1백55만원)
간판: 3백70만원
주방 및 홀 기자재: 1천4백50만원
기타: 3백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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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천만원(매달 지급되는 로열티는 없음)
*월 매출: 평균 2천만~3천만원 마진: 40~50%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