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용문역 앞에서 진행된 용문화상경마장 반대 시위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화상경마도박장 반대 주민대책위가 용문에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는 세력들로부터 지역과 주민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사진)
이런 가운데 강원도 양양 화상경마장 유치를 놓고 양양군의원 2명에게 금품 제공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사기관에서 금품 살포 여부와 함께 양양군의 사업 승인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
지역 내 찬반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양양 화상경마장 유치 사업은 최종 사업 승인까지 양양군의회 동의 절차만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양양군의회 박봉균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1시 40분쯤 지역 인사 A씨가 차량 안에서 돈 봉투를 전달하려고 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고제철 양양군의장도 A씨가 집으로 찾아와 현금 200여만원이 든 음료수 상자를 전달하려고 해 돌려줬다고 밝혔다.
이들 군의원들은 A씨가 금품 제공 시도 과정에서 화상경마장 유치를 언급했다고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은 금품 전달 의혹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즉각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양양군의 사업 승인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화상경마장 관련 금품 살포 의혹이 비단 양양뿐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파장이 예상된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는 마사회가 금품살포 대가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찬성 서명을 받았다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8월 27일 폐쇄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 폐쇄됐다. 반대운동 1,576일, 천막농성 1,311일 째로 막을 내린 것.
당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던 용산 화상경마장이 드디어 폐쇄됐다”며, “‘살아있는 계란이 죽은 바위를 넘어선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는 계란의 힘이 또 한 번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금품살포 의혹에 이어 마사회가 찬성여론을 조작하고 또 이를 위해 카드깡을 한 혐의로 시민단체들에 의해 고발당하기도 했다.
지난 1월 4일 진행된 용산화상경마장대책위 해단식.
정동균 양평군수, 2일 용문 화상경마장 사업유치 동의 철회
양평군의회, 주민 간 분열 이유로 현재까지 입장 유보 ‘논란’
강원도 양양과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등에서 금품살포 의혹 사례를 접하면서 양평지역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 역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추진하고 있는 곳이라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행히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 2일 용문 화상경마장 장외발매소 사업유치 동의에 대해 전면 철회를 발표했다.
하지만 최종 동의 관문인 양평군의회가 주민 간 분열을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양평군은 지난 달 30일 양평군 용문면 소재 G업체로부터 ‘장외발매소 사업제안’ 신청 동의 요청 건에 대해 주민공청회 개최 및 객관적인 여론조사 실시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지방의회 동의 절차를 이행하는 등의 조건부로 동의한 바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가 2일 전면 철회를 하자 마사회는 지난 15일 경기도 지역 한정으로 장외발매소 추가 공개모집 공고를 내면서 용문 화상경마장 유치에 불씨를 이어갔다.
마사회 추가 모집공고 후 용문면 일부 주민들이 ‘용문승마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장외발매소 찬성 서명과 함께 용문장날이던 지난 20일 용문역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고, 반대 주민대책위는 용문다문초, 용문중·고등학교, 지평중·고등학교 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용문역 등에서 반대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용문역 등에서 반대시위 등 수 천명의 반대서명을 받고 있는 주민대책위는 25일 용문역, 26일 양평역, 28일 양평읍 가두시위에 이어 신청마감일인 오는 30일 용문장날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으로 있어 용문화상경마장 유치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용문다문초 학생과 학부모들이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용문중학교 학생들이 용문화상경마장 반대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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