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술집 ‘오야오야’ 전경. 가게 인테리어는 60~70년대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나무로 만든 미닫이문에 붉은 색 촌스런 의자를 배치했다. | ||
저녁 9시, ‘뚝배기 김치 삼겹살’ 안주에 소주 한 병을 마신 두 사람이 계산을 한다. 1만원 지폐를 내밀자 주인이 2천원을 거슬러준다. 두 사람이 소주 한 병 마시는데 8천원이 든 셈이다. 오야오야는 1만원으로 가볍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선술집이다.
김재한 사장은 15년 동안 20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주점을 운영해 왔다.
“어려운 경기 탓에 중·장년층의 직장인들도 저렴한 주점을 찾더군요. 하지만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는 중, 장년의 직장인들을 위한 저렴한 주점이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고 지난해 5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선술집을 열었다. 인테리어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의 분위기로 연출했다.
“386 이상의 세대는 아날로그 세대입니다. 인터넷 카드보다 손으로 정성들여 쓴 카드를 더 반가워하죠. ‘정과 향수, 고전과 추억’을 되살리면 손님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벽에는 자연의 풍경을 그려 넣고 출입구에는 나무로 된 미닫이문을 달았다. 60~70년대 주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촌스러워 보이는 붉은색 의자도 들여놨다.
문을 열자 퇴근길 직장인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소문을 타고 10개월 만에 가맹점도 23개로 늘었다.
▲ 선술집 ‘오야오야’ 내부. 메뉴가 50여 가지나 돼 다양한 층의 손님들 입맛을 만족시켜 준다. | ||
“오뎅에 들어가는 어묵의 재료도 달라요. 일반 생선살이 아닌 장어로 만든 어묵이죠. 일반 어묵보다 더욱 쫄깃한 맛이 납니다. 장어 어묵은 뜨거운 국물에 넣었다 꺼내도 쉽게 불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겨울철에는 오뎅 판매가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인기가 많은 오뎅이지만 오야오야의 오뎅바는 규모가 크지 않다. 위치도 매장의 구석자리다. 오뎅바는 겨울에는 손님을 끌어들이지만 여름에는 매출이 하락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또 바를 찾는 손님들은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기 때문에 홀의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의 독립된 공간을 선호한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폭넓은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50가지의 다양한 메뉴는 매우 효과적이다. 오향족발, 매운 닭발, 골뱅이 소면 등의 안주는 남성에게, 훈제연어 날치알쌈과 메로구이 등은 여성에게, 해물 오뎅 떡볶이, 사천식 깐풍기 등은 어린이 고객에게 인기가 많은 메뉴다.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 직장인을 비롯해 가족 단위의 고객의 방문도 많다.
“선술집은 불닭이나 일반 치킨, 오뎅바와 같이 단일 품목을 취급하는 곳이 아닙니다. 식사와 간식, 안주까지 다양성을 추구하는 주점이기 때문에 고객의 폭이 넓죠. 유행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영업이 가능합니다.”
메뉴가 다양하지만 모든 식재료가 반가공 상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조리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점주와 조리장은 오픈 전 본사에서 5일간 주방교육을 받아야 한다. 오픈 후에는 3일 동안 수퍼바이저의 지원이 있다.
오야오야의 창업비용은 20평을 기준으로 점포비용을 제외하고 5천만원 정도다. 고객의 시선을 끄는 복고풍의 인테리어로 창업비용에서 인테리어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평균 객단가는 1만원 수준이지만 인건비가 많이 들지 않아 순수 마진율이 40% 정도로 순이익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8월 오픈한 발산점의 월매출이 2천만~2천5백만원 정도라고.
매장 개설 조건은 1층 15평 이상의 규모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