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One & Only)타워에서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서도 퇴임을 공식화했다. 별도의 퇴임식은 없다고 그룹 측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서신을 통해 “이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창업 의지를 밝혔다.
또 “1996년 1월, 40세에 회장직을 맡았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의 시간이 더 지났다”며 “시불가실(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 그 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며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도약을 이끌어 낼 변화를 위해 회사를 떠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 그룹은 후임 회장 없이 내년부터 지주회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주요 사장단 협의체를 통해 현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