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준 기자 =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상도커뮤니티복합문화센터 건물 전경. 2018.11.28
커뮤니티센터 소유권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D 아파트는 지난 2016년 2월 상도동재개발 지역에 건축됐다. 지난 2006년 3월 시행사의 해당 지역 토지매입이 시작됐고, 2007년 부터 조합원 모집 과정을 거쳐 2008년 1월 D 지역주택조합(조합)이 설립됐다.
위 조합은 2011년 1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건립 관련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됐다. 조합은 분담금을 낮추기 위한 용적률 상향을 원했고, 시프트 사업지를 물색하던 서울시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결국 건축 예정인 D 아파트의 일부 가구엔 시프트 입주가 포함됐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일부 부지 기부채납과 공공 성격의 ‘커뮤니티센터 설립’이었다. 조합은 일부 공원부지와 의무보육시설 공간을 동작구에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실제 이행했다. 그리고 입주민은 물론 지역주민들 모두 이용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해 활용토록 했다.
2016년 10월 20일 조합 정기총회 서류에 따르면 앞서의 ‘커뮤니티 복합문화센터’ 관리 운영의 안건이 나온다. 이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관련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운영기준 제3장 건축계획 수립 기준 제3절 커뮤니티 지원시설에 근거한다.
제안 사유로는 ‘2011년 조합사업 지구단위계획시 서울시에서 설치를 의무화 한 인허가 시설물로 입주민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주민 중심의 거버넌스와 지역사회 교육 및 문화 발전과 지역의 사회서비스 확충, 지역의 자원으로 활용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통해 지역의 사회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리고 총회에선 ‘커뮤티니센터 시설의 관리, 운영, 경비지급 등 일체 사안을 조합에 위임하여 관리 운영하였고 향후에는 선임된 조합의 청산인에게 관련 업무 일체를 위임 운영주체인 사단법인과 협조하여 본 시설물을 성실히 관리하고자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핵심은 운영주체인 사단법인이다. 앞서 2015년 4월 조합 총회에서도 센터는 ‘영리목적을 위한 운영이 아닌 최소한의 관리에 필요한 이윤을 설정하여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되, 운영 및 관리는 구청과 협의 하에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그 운영과 관련해 ‘법인 등을 설립해 지역주민대표 등과 함께 책임 운영할 것을 위임하고자 한다’고 적시돼 있다.
현재 서울 동작구 기초의원으로 재직 중인 A 구의원은 조합장 시절인 2015년 12월 31일 서울시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아 실제로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앞서 조합 총회에서도 언급됐듯 사단법인이 커뮤니티센터를 운영 관리하도록 합의됐지만, 그 구체적인 법적 지위에 대해선 적시되지 못했다. 해당 건물의 등기 조회 결과 사단법인은 2016년 1월 27일 조합으로부터 센터 건물의 소유권을 ‘증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만난 복수의 조합원과 주민들은 당연히 커뮤니티센터는 공원부지, 단지 내 어린이집처럼 서울시나 동작구에 ‘기부채납’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앞서 총회 이후 법인이 센터 건물을 ‘증여’ 받은 사실은 조합에 별도로 공지되지 않았던 것이다. 상당수 조합원 및 주민들은 사단법인이 그저 기부채납 후 ‘관리자’로서 활동하는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본격적인 논란은 최근 커뮤니티센터의 세입자 B 씨가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지난 4월 커뮤니티센터에 입주한 B 씨는 “주변의 소개로 센터에 입주하게 됐다”며 “법인 측에 점포 매입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법인 측은 건물이 서울시 소유기 때문에 어렵다고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최근 법인 측과 건물관리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고, 그 와중에 센터 건물의 등기를 확인하니 소유권이 서울시와 무관하게 법인 소유로 돼 있었다. 나를 포함해 조합원 및 주민 상당수가 건물을 서울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문제가 있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 씨는 “법인 정관을 확인해보니 센터의 용도도 문제가 있었다”라며 “현재 센터 공간 대부분은 영리업체들이 입점해 있다. 법인이 본래 취지와 달리 영리업체들을 상대로 임대업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법인 정관에는 ‘거버너스와 지역주민의 소통과 참여 및 공유가치 확산 사업’ ‘지역공체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킹 및 기반 조성사업’ ‘지역 청소년과 주민을 위한 어학 교육’ ‘독서실, 회의실 문화센터 등 문화공간 지원사업’ ‘ 비즈니스 센터를 활용한 지역 사업자의 사업 활성화 지원 사업’ ‘지역공동체를 재구성하기 위한 평생교육진흥사업’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수익사업’ 및 ‘긴밀히 연관되는 부수사업’ 등이 사업내용으로 명시돼 있었다.
센터에 확인한 결과 동작구 산하의 마을공동체 기관이 1층 일부 공간에 입점해 있고, 또 다른 일부 공간이 독서실로 꾸며져 있는 것 외 나머지는 영리업체로 채워져 있었다. 독서실은 그마저도 운영이 되지 않았다. 사업목적 중 ‘비즈니스 센터 활용’이 명시돼 있긴 하지만 나머지 법인 사업들은 사실상 해당 공간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B 씨는 “결국 A 구의원이 조합원 모르게, 법인으로 센터를 증여받아 사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며 “그 임대수익 내용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 구의원은 B 씨의 주장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 대해 요목조목 반박했다. 일단 A 구의원은 법인이 센터 건물을 증여받은 과정을 두고 “많은 오해가 있다. 기본적으로 조합 총회에서 센터가 ‘기부채납’된다고 한 적이 없다. 센터 운영을 위한 법인 설립은 조합 안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이며 세부사항은 조합 집행부에 위임키로 했다”라며 “듣고 보니 그 형태가 ‘증여’인 것을 별도로 공지하지 못해 아쉽지만, 지킬 절차는 다 지켰다”고 답했다.
이어 “오히려 우리 조합 측은 형편이 어려워 동작구에 센터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센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준공 자체가 어려웠기에 어쩔 수 없이 떠안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인이 애초 목적과 달리 영리업체 입점을 통한 임대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받는 상황에서 센터를 당장 운영하기 위한 선택이다. 독서실이 운영되지 못하는 것도 인건비와 운영비 문제 때문”이라며 “또 입점업체들도 다 기존 지역 업체들이다. 그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한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엄연한 지역사업이며 그 임대수익 내역은 서울시에 다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구의원은 “현재 법인 돈을 들여 동작구의 마을공동체 기관에 공간도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법인 형편이 나아지면 추가적으로 지역과 관련한 여러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구의원은 문제를 제기한 B 씨에 대해 “난 계약 당시 B 씨를 만난 적이 없고, 당연히 서울시 소유라 한 적도 없다. B 씨는 애초 약속과 달리 오픈형 영업을 하고 외벽에 상업적 간판을 달려고 했다”라며 “이는 센터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항의했던 부분”이라며 B 씨의 주장과 그가 문제를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접수받고 “인허가 당시 정관이나 목적 등에 위반 여부는 현재 조사 중”이라며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