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일상사 인성환 대표가 재생한 등속조인트를 들고 있다. | ||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자동차 부속품인 ‘등속조인트’를 재생해 파는 ‘구일상사(www.91joint.com)’ 대표 인성환씨(37)는 기술을 배워 창업을 했다. 그를 만나 기술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운전중 방향 전환을 위해서 핸들을 좌우로 움직이면 바퀴도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때 움직임이 있어도 정확하게 동력을 전달하게 하는 것이 등속조인트의 역할이다.
인성환씨가 재생해서 파는 자동차 부속품이 바로 이 등속조인트다.
“차량 운행시 떨림 현상이 있거나 방향을 회전할 때 ‘우드득’ 소리가 나면 등속조인트의 교환 시기입니다. 등속 조인트에 부착된 고무가 파열되어 그 틈새로 이물질이 들어간 것이죠. 마모가 심한 경우에는 운행중 차량이 멈출 수도 있어요.”
지금은 자동차 전문가인 그이지만 13년 전에는 자동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자동차 부품 재생업체에서 일을 하다가 사업성을 보고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우게 됐다고. 그는 4년 동안 전문 기술자 밑에서 묵묵히 일을 배운 뒤 독립을 선언했다. 그의 성실함을 지켜본 기술자는 퇴직금으로 그에게 고가의 금형 기계를 물려줬다. 그가 창업한 시기는 외환 위기가 닥친 1997년.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에게는 호재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대형차를 소형차로 바꿨고 중고차 구입이 많아졌죠. 부속품을 교체해야 할 경우 새 제품보다는 재생품을 찾고요. 직원을 두 명이나 두었는데도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재생품 주문이 늘면서 그는 하루 평균 15건 이상의 판매를 통해 한달에 5백만~6백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대형 업체가 저가 공세를 펼치며 등장하자 매출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고민 끝에 그는 일반 고객을 직접 끌어들이기로 결심했다.
▲ 상품을 만들고 있는 인 대표. | ||
그는 방문 고객에게 정성을 쏟는 동시에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에도 가입해 자신의 분야와 관련한 질문에는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을 달았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열었다. 제품을 문의하거나 주문하면 사진을 찍어서 휴대폰으로 전송을 해주는 등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일반 고객은 입소문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객이 이어졌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직접 고객이 찾아왔다.
“경남 양산, 창원 등 멀리 지방에 사는 사람이 직접 찾아와서 부품을 교체해 가기도 하세요. 수입 자동차의 경우 지방에서는 재생품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수입차는 부속품의 가격 차이가 큽니다. V사의 경우 새 제품이 80만원 선인데 재생품은 25만원 정도거든요. 또 새 제품은 외국에서 물건이 들어오기까지 1~2주 정도 기다려야하는 시간상의 문제도 있어요.”
그는 비록 재생품을 팔더라도 A/S 기간을 6개월로 정하고 있다. 제품의 가격도 다른 곳보다 저렴한데 자신이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그가 파는 재생 등속 조인트의 가격은 국산 차량의 경우 2만5천~8만원, 수입 차량의 경우 20만~25만원 수준이다. 최근 들어서는 국산 제품보다 수입 제품의 주문이 많은데 수입이 국내보다 마진율이 훨씬 좋기 때문에 수입차를 위주로 한 부속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등속 조인트는 폐차장이나 폐차장에서 부속품을 수거하는 업체로부터 폐품을 구입해 재생 작업을 한다. 제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1시간 30분 정도. 그는 최근 직업전문학교의 교육과정을 통해 차량 정비 자격증과 카일렉트로닉스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지금은 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범위를 확장하고 싶다”며 “차량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하는 토털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등속조인트 수리업 창업비용]
밀링 기계와 용접기, 등속 조인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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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점포비용 제외)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