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과 외국인 유입이 매년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수도 함께 늘었지만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는 이들도 함께 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다문화가정 미취학 아동 지원 방안 연구’를 발표한 경기연구원은 다문화가정 자녀 학업 중단자가 2012년 278명에서 2013년 328명, 2014년 435명으로 꾸준히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상급학교로 갈수록 낮은 진학률과 높은 학업중단율을 보였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의 진학률은 초등학교 97.6%, 중학교 93.5%, 고등학교 89.9%, 고등교육기관 5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이보다 14.8% 높은 68.1%다.
반면 학업중단율은 일반 가정보다 훨씬 높았다. ‘2017 다문화 학생 학업중단 현황’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초등학생 1.32%, 중학생 2.15%, 고등학생 2.71%가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의 2배였다. 초등학생의 학업중단율도 일반 가정에 비하면 약 4.5배 높은 수치였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교실을 떠나는 이유는 부적응이었다. 여성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12세~14세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80.8%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선생님의 차별 대우’와 ‘외모’도 학교 적응에 큰 걸림돌이었다.
‘부적응’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가장 큰 학업중단 사유다. 그래프=여성가족부
반복되는 어려움은 학업 포기로 이어졌다. 결국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의 18.3%는 ‘학교생활과 문화가 달라서’를 가장 큰 사유로 뽑았다.
한편 인천 지역 복지센터 다문화가족지원팀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만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 대상 지원 사업은 비교적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중‧고생을 위한 사업은 아직 미비한 상태”라면서 “학생들은 직접 센터를 찾아오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