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윤 씨는 검사 재직 시절인 2015년 12월 부산지검에 근무하면서 고소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하자 고소인이 이전에 제출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어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위조한 고소장을 바탕으로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지만 이후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실관계가 드러났다.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윤 씨는 이듬해 6월 고소장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지검은 감찰이나 징계위원회 없이 윤 씨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당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지검은 윤 씨의 사직서를 받기 전에 공문서인 고소장이 분실된 경위와 고의성 여부 등을 충분히 조사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씨 사건은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가 재개됐다. 윤 씨는 검사직을 물러난 지 2년여 만에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재판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 10월 31일 1심 첫 공판이 열렸으나 윤 씨가 불출석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윤 씨는 법원이 윤 씨 주거지로 보낸 공소장과 출석요구서 등기우편을 모두 받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으며 별도의 불출석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씨는 검찰 조사부터 기소 단계까지 부산과 서울 등 3개 법무법인에서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했다. 하지만 첫 공판 당시에는 모두 사임계를 제출, 변호인도 없었다. 한 법무법인의 경우 사임 후 윤 씨와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법무법인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선임을 부탁해 사건을 맡아 하다가 윤 씨가 다른 법무법인을 선임하겠다고 해 손을 뗐으며 이후에는 따로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행방이 묘연해지자 윤 씨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증이 증폭됐다. 윤 씨는 검사복을 벗은 후 2년여 동안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 등록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서울지방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윤 씨가 협회에 등록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윤 씨는 대한변호사협회에도 변호사로 등록돼 있지 않다.
조용하던 윤 씨가 최근 변호인을 선임하고 공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계를 제출한 이는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의 홍진호 변호사다. 홍 변호사는 17년간 법관을 지낸 부장판사 출신으로, 담당 판사인 정영훈 부장판사와 연세대 법대 동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앤장은 윤 씨의 부친 윤종규 회장과 인연이 있다. 윤 회장은 2005~2010년, 2013~2014년 김앤장의 상임고문을 맡은 바 있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윤 씨 서울 주소지로 등기우편을 보냈는데 아직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면서 11월 28일 예정됐던 기일에 대해 변경신청을 냈다”고 전했다. 윤 씨 사건은 다시 내년 1월 16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날은 윤 씨가 출석해 공판이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변호사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naver.com
돈도 많은데 ‘남의 집’ 거주 왜? 윤 회장의 알쏭달쏭 가족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7억 200만 원의 보수를 받는 등 최근 몇 년간 금융지주 CEO 중 ‘연봉킹’ 자리를 지켜왔다. 이는 지난해까지 지주사 회장직과 KB국민은행장직을 겸직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1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취임하고 윤 회장의 겸직이 끝나면서 올 상반기 ‘보수킹’ 자리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차지했다. 그런데 윤 회장은 현재 자신 명의의 집에서 살고 있지 않는다. KB금융지주 법인등기부상 윤 회장의 거주지는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로의 한 아파트로 전용면적 84㎡ 규모다. 이 아파트 소유자가 김 아무개 씨로 돼 있으며 윤 회장의 아들 윤 아무개 씨가 가등기권자로 돼 있다. 윤 씨는 만 21세 때인 2008년 윤 회장의 현 거주지에 대해 매매예약을 하고 10년째 가등기권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윤 씨도 화제가 된 바 있다. 1987년생인 윤 씨는 대학 2학년 재학 중이던 2007년 만 스무살의 나이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윤 회장 역시 198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어 윤 씨는 2014년에는 누나에 이어 제56회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윤 씨는 현재 군 법무관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 개인적인 사항이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