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관계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바로 아역배우의 부모를 둘러싼 논란까지 연결되느냐다. 그 이유는 몇몇 악명 높은 아역배우의 부모들을 둘러싼 루머가 연예계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까지 이번 연예인 부모 빚 논란이 확대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예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은 아역배우 출신 배우 A의 부친이다. 지금은 성인 배우가 된 A의 경우 사실 지금보다는 훨씬 더 스타급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 섞인 평을 듣고 있다. 연기력과 비주얼을 고루 갖춘 데다 아역배우 시절 여러 흥행작에도 출연했었다. 그런데 언젠가 돌연 활동이 중단돼 꽤 오랜 공백기를 가졌고 이로 인해 스타급 배우로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그 배경에는 그의 부친이 있다.
드라마 촬영 현장 자료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합니다. 일요신문 DB
A가 아역배우로 얼굴을 알리면서 A의 부친은 여기저기서 투자를 받고 돈을 빌리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그때마다 그는 자신이 A의 부친임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오래지 않아 그 소문은 충무로까지 전파됐다. 채무자들이 A가 출연 중인 영화사를 찾아와 채무 변제를 위해 출연료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소문이 퍼진 것. 아역배우는 비교적 대체가 어렵지 않다. A를 캐스팅하려 했던 영화사들이 하나둘 다른 아역배우를 찾으면서 A는 자연스레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그가 오랜 공백기를 거쳐 다시 배우 활동을 재개할 즈음 다시 A의 부친 문제가 부각됐지만 별다른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또 다른 아역배우 B는 모친이 문제였다. 사실 아이를 아역배우로 만들기 위해서는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10세 이하의 아역배우는 전문적인 교육이 절실하고 여기에는 고비용이 들어간다. B의 모친이 애초 빚을 지기 시작한 까닭은 연기학원비 등 아이를 아역배우로 만들기 위한 투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B가 아역배우로 어느 정도 유명해지기 시작했지만 사실 아역배우의 수입은 그리 대단하지가 않다. 그나마 CF 시장에 진출하면 조금 낫지만 일반적인 스타급 연예인의 CF 출연료에는 크게 못 미친다. 결국 B의 모친은 곗돈을 들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곗돈 외에도 이런저런 채무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B의 모친으로 인해 B가 아역으로 출연 중이던 드라마를 방영하는 방송국까지 채무자들이 몰려왔었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B는 짧고 굵은 아역배우 활동을 마치고 연예계를 떠났다.
이처럼 부모의 채무 관련 구설로 활동한 중단한 아역 배우들은 이들 외에도 여럿 더 있다. 심지어 담당 PD를 비롯한 드라마 스태프에게 돈을 빌린 뒤 사라져버린 아역배우의 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아역배우까지 확대될 경우 논란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유명 아역배우라는 부분을 빌미로 돈을 빌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요즘 드라마 어디에 나오는 아역배우 누구의 아빠다” “요즘 흥행한 영화 어디의 아역배우 누구가 내 딸이다” 등의 말을 일종의 담보로 받아들인 채권자들이 방송국이나 영화사까지 몰려오곤 하는 것. 이런 경우 나이 어린 아역배우들이 받는 충격은 성인 연예인부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와중에 아역배우가 방치되거나 부모의 채무 변제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연예계 활동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이런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날 경우 그 충격은 연예계를 뛰어 넘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아역배우의 부모들 중에는 상당히 좋은 분들이 많다”라며 “아무래도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만큼 스태프와도 친하게 지내게 되는데 친분을 넘어 인간적으로 존경을 받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한다. 다만 몇몇 부모가 이런 분위기를 역행하는 것. 그는 이어 “몇몇 부모의 그릇된 행동으로 대다수의 아역배우 부모와 보호해야 할 어린 아역배우들까지 상처받은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라며 “부디 최근 불거진 연예인 부모 빚 논란이 아역배우까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