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사진=위키피디아
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신탁업 진출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10년 만에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추진하면서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신규 사업자 신청을 높게 점쳤으나 미래에셋은 끝내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부동산신탁업을 신청하지 않은 것은 신규 사업을 할 처지가 못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당국 징계 등이 향후 새로운 사업을 하는 데 계속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와 금감원 종합검사 등 1년 내내 이어지는 조사로 내부 직원들이 지쳐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6월 블루마운틴CC의 2015~2016년 매출 60% 이상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한 공정위는 최근 블루마운틴CC와 관련한 의혹의 범위를 넓혔다. 앞서 공정위는 펀드로 간접 보유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으나 최근 펀드를 통한 간접보유분도 제재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진다.
블루마운틴CC는 미래에셋이 조성한 사모부동산27호 펀드(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 사모부동산27호)가 92.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모부동산27호 펀드의 지분 75.5%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주주는 60.19% 지분을 보유한 박현주 회장이다. 결국 블루마운틴CC→사모부동산27호 펀드→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박현주 회장이 블루마운틴CC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 공정위가 펀드를 통한 간접보유분까지 제재할 경우 블루마운틴CC의 불법 행위 규모는 커진다.
공정위는 또 최근 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무수탁사다. 또 박 회장 일가는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자산운용 계열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들의 기준가를 산정하고 사무수탁보수를 받는다. 그러나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계열사로부터 동종업계 타사보다 2배가량 높은 보수를 받아 높은 영업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에서 관리되는 펀드는 총 6207개. 이 중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관리하는 펀드는 831개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의 펀드를 보수율별로 살펴보면 6.0bp(1bp=0.01%포인트)의 보수율을 받는 펀드가 14개, 4.0bp 펀드가 4개, 3.0bp 펀드가 465개로 3.0bp 이상 받는 펀드 비율만 58.12%로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미래에셋펀드서비스의 펀드를 제외한 타사 펀드를 살펴보면 6.0bp 이상의 보수율을 받는 펀드가 5개, 4.0bp가 18개, 3.0bp 263개로 3.0bp 이상을 받는 펀드 비율은 5.13%에 불과하다. 결국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동종업계 기준보다 높은 보수를 받고 계열사의 펀드들을 관리해 영업이익을 내고, 이 이익이 미래에셋펀드서비스→미래에셋컨설팅→박 회장 일가 구조로 돌아간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는 투자대상에 따라 다른데, 대체투자나 해외펀드 투자 보수가 복잡하고 어려워 보수가 더 높다”며 “해외 펀드의 경우 업계 평균 비중이 25%인 반면 우리는 38%로 높지만 운용난이도가 있는 만큼 보수 또한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산운용사로서 펀드의 일반사무관리 업무위탁계약의 주체이니만큼 운용하는 펀드 대부분을 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 수탁할 것으로 추정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 관련 서비스대행은 미래펀드서비스에서 맡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미래에셋그룹 자산운용계열사 전부를 맡아 한다는 것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금융감독기관의 요청으로 일원화된 기준으로 예탁결제원에 보고자료를 올려야 하는데, 사무수탁사가 이를 대리해주는 것”이라며 “일반사무관리 포괄위탁계약은 연관성 높은 회사에 맡기는 것이 계리에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적으므로 다른 회사들 또한 계열사에 맡기고 있어 일감몰아주기라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