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맥주전문점 ‘치어스’ 구의점 내부 전경. | ||
“일반적으로 호프집 안주 하면 본사에서 냉동상태의 반제품을 공급받아 간단히 조리한 후 손님에게 내놓잖아요. 음식의 질이 그다지 높지 않죠. 저희는 대부분의 안주를 주방장이 직접 요리를 해서 내놓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만족도가 아주 높아요.”
직접 요리를 하는 안주는 50여 가지에 달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한식, 중식, 이탈리아식, 타이식 등 세계 각국의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인기 메뉴인 ‘치킨 나쵸’(1만3000원)도 주문을 받은 즉시 재료를 준비해 오븐에서 20여 분 동안 굽는다. 주방에서 바로 조리하기 때문에 종류에 따라 20~30분의 시간이 걸린다. 물론 처음에는 오랜 조리시간에 손님들의 불평이 많았다. 하지만 음식을 맛 본 뒤 불평하는 고객 수가 점차 줄었다고. 피자, 해물떡볶이, 모듬 소시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도 많아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고객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다양한 메뉴 덕분에 낮 동안에는 주부모임이 활발하고 저녁 시간 이후에는 직장인들의 방문으로 이어진다. 오후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의 영업으로 진씨가 벌어들이는 한 달 평균 매출은 5000만 원 정도.
평범한 전업 주부였던 진 씨는 아이들을 키워놓고 새로운 일을 찾다가 호프집 창업을 선택했다.
“집 근처에 자주 가던 호프집이 있었어요. 술집이라기보다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여서 항상 사람들이 붐볐죠. 특히 맛있는 안주가 마음에 들었고요. 시간을 두고 살펴보니 여자인 제가 운영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 결정했죠.”
맥주 전문점 운영 경험이 전무했던 그는 우선 본점에 출근해 하루 동안의 운영 과정을 꼼꼼히 살폈다. 2004년 겨울 창업을 한 뒤 6개월 동안 청소부터 설거지까지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안주 차별화 전략은 별다른 홍보가 없었는데도 고객을 끌어들였다. 초창기 고객 중에는 아직도 그를 주인이 아닌 종업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현재는 그가 새벽까지 매장을 지키지 않는다. 운영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매니저를 고용하고 매장에 포스(pos)와 CCTV를 설치해 집에서도 실시간으로 관찰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시 일을 시작하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항상 즐겁죠. 하지만 남편,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집에서도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월드컵을 대비해서는 140만 원 상당의 빔 프로젝터를 새로 장만했다. 기존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가 있었지만 실내 화면을 보기가 어려운 실외 테이블 고객을 위해 추가로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진 씨는 “평소에도 각종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려는 고객들이 많아 빔 프로젝터를 추가로 구입했다”며 “당장은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인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새로 구입한 빔 프로젝터 덕분에 월드컵 평가전에는 매출이 평소보다 3분의 1 이상 증가했다. 또 직원들에게 붉은색 유니폼과 붉은 악마 머리띠를 착용하도록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월드컵이 시작되면 영업시간을 새벽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치어스 구의점의 창업비용은 1억 2000만 원(55평 기준, 점포비용 제외), 월 평균 매출은 5000만 원, 마진율은 35~ 40% 정도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