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픽스 모티브를 제작하는‘알포인트’의 박성수 사장이 붉은악마가 수놓아진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 ||
핫픽스(Hot fix)란 티셔츠나 청바지 등의 의류에 멋을 위해서 붙이는 크리스털, 진주 등의 작은 구슬을 말한다. 나비, 꽃, 별, 기하학 무늬 등 핫픽스를 이용해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핫픽스 모티브(motive)다. 박성수 씨가 제조, 판매하는 것이 바로 이 핫픽스 모티브다.
“예전에는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으려는 사람과 드레스와 무대의상 등 특수 의상에만 적용됐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과감하고 화려한 장식의 의상이 유행하면서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모티브의 종류는 5000여 가지가 넘는다. 각종 글자와 동물 캐릭터, 사람 얼굴, 꽃 모양, 기하학 무늬 등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 없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잠시 근무했던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핫픽스 한 알의 도매 가격은 10원도 안되는 25~30전 정도입니다. 저렴한 원재료에 디자인만 가미하면 의류의 경우 가격이 1만~2만 원 이상 껑충 뛰어오르죠. 한 번 해볼 만하다 싶었어요.”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었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도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픽을 전공한 대학 동기들을 사업에 참여시키고 자신은 영업에 뛰어들었다. 동대문 시장에 수백 장의 명함을 뿌렸다. 의류 제조업체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100~200피스로 주문량은 많지 않았다. 의욕을 가지고 작업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적은 주문량도 문제였지만 대금 결제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
“시장에서는 옷이 팔려야 돈을 입금해 준다는 겁니다. 저희는 제품을 100% 다 공급했는데 같은 시점에서 수익은 발생하지 않으니 난감했죠.”
사업 초기에는 디자인 종류도 많지 않아 경쟁력도 떨어졌다.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는 일본인 관광객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 당시 동대문 시장에는 욘사마 열풍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부쩍 늘어난 상태. 배용준 씨의 얼굴을 형상화해 모티브를 제작했더니 갑자기 주문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저작권 문제로 제품 생산이 중단되고 만 것. 하지만 그는 잠깐의 성공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
“핫픽스에 대한 관심은 외국인들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 뒤로 흔히 오퍼상으로 불리는 무역대리업체를 찾아다니며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의류업체를 거래처로 둔 무역대리업체에 하루 1만 피스 이상의 모티브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8개월 동안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이 이어졌다. 주문량이 꾸준히 늘어나자 펀칭 기계와 투명 테이프 커팅기, 프레스 기계 등을 추가로 구입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덕분에 기본 도안을 만드는 데 4~5시간 걸렸던 시간이 15분으로 줄었다. 알포인트는 현재 제품의 90% 정도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월마트에도 제품이 공급된다. 나머지 10%는 국내 의류업체에 공급한다.
박 씨는 “최근 일반인들의 핫픽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DIY(Do it yourself)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소비자들이 직접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제품을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핫픽스 모티브를 만드는 알포인트의 창업 자금은 1000만 원, 월 평균 매출은 5000만 원, 마진율은 30~35% 정도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