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을 비롯해 그룹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에프엑스의 엠버 등은 유튜브에서도 스타 크리에이터로 통한다. 방송활동은 물론 각종 무대와 행사 등 참여로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자신이 직접 기획해 촬영, 진행, 편집을 주도하는 유튜브 1인 방송만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신세경도 이에 나섰고, 코미디언 이홍렬 역시 동참했다.
# 스타들의 ‘유튜버’ 선언…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누구나 자신의 채널을 개설해 방송을 기획, 진행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최근 그 세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을 일컫는 ‘유튜버’는 이미 10~20대가 ‘가장 되고 싶은 직업’으로 꼽을 만큼 대세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이런 분위기에도 인기 연예인들이 유튜버로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미 연예계에서 인정받고, 활발히 활동하는 스타들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바야흐로 스타들의 1인 방송 크리에이터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수현은 지난해 5월 유튜브에서 ‘모찌피치’라는 이름의 채널을 개설했다.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톱스타는 물론 아이돌까지, 유튜브로 향하는 연예인들에게는 한계가 없다. 꼭 팬덤을 확보한 아이돌 스타만 나서는 것도 아니다. 최근 단연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악동뮤지션 이수현과 에프엑스의 멤버 엠버다. 이들은 유튜브에 개설한 각자의 채널을 통해 나란히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다. 두 사람 모두 그룹을 통한 음반 활동은 물론 지상파 방송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보니, 굳이 바쁜 시간을 쪼개 유튜브 1인 방송을 진행하는 이유에 궁금증이 쏠리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이수현은 지난해 5월 유튜브에서 ‘모찌피치’라는 이름의 채널을 개설했다. 이곳에서 그는 어릴 때부터 관심을 둬 왔던 뷰티 아이템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이 만든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채널 구독자들과 대화하면서 정보도 나눈다. 중학생의 나이에 오빠와 함께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에 출전, 천재적인 음악 감각을 뽐낸 이수현은 성인이 된 지금도 음악적인 역량과 재능으로 주목받는다. 그런 그녀가 뷰티 분야에 이렇게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또 전문가 수준의 정보력을 갖고 있었는지는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기 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수현은 실제로 “가수 이외의 또 다른 꿈은 뷰티 유튜버”라는 말을 통해 유튜브 방송에 갖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에프엑스의 엠버가 100만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은 ‘엠버 리우’라는 이름이다. 평소 다양한 음악적인 실험과 도전을 벌인 그는 이 채널에서도 음악을 주제 삼아 자신의 관심사를 풀어내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서 영어에 능숙한 점도 방송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방송에는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해외 팬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가뜩이나 할 일 많은 스타들이 직접 방송을 기획해 대중과 소통에 나서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짜인 기획 아래 제작진과 협업으로 방송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어떤 한계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자유롭게, 제약 없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발판으로 유튜브가 지목되고 있다. 자발적이면서도 기발한 기획 아래, 자기 주도형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따른다.
방송 경력 40년의 코미디언 이홍렬은 최근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이다.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한 방송 관계자는 “유튜브는 채널 개설이 쉬운 데다,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국경을 두지 않는 다양한 나라 팬들과 소통 가능한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팬 관리 차원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다질 수 있고 동시에 팬덤 확산에도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제작진이 정한 규칙이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유튜브 1인 방송의 최대 강점”이라며 “특히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새로운 활로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일은 더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최근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신인 유튜버’ 에이핑크의 보미도 이런 경우다. 이수현이나 엠버처럼 막강한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는 아니지만 7년에 이르는 그룹 활동으로 쌓은 내공과 매력을 자연스럽고 소탈하게 보이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 신세경과 이홍렬, 뜻밖의 스타들도 유튜버
유튜브 방송은 뭐니 뭐니 해도 공간이나 시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내용으로 방송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 최대 매력으로 통한다. 이런 시도가 ‘먹힐’ 경우 새로운 활동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충족시킨다. 진입장벽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창구, 스타들이 유튜버가 되길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연기자 신세경도 얼마 전 유튜브 채널을 개설, 1인 방송 크리에이터 대열에 합류했다.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방송 경력 40년의 코미디언 이홍렬은 최근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이다. TV에서 모습이 뜸하다 싶지만 정작 유튜브에서는 그 인기가 대단하다. 이홍렬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소소하면서도 사소한 이야기를 꺼내거나 자신의 오랜 친구들과 보내는 일상도 소탈하게 공개한다. 17살이 된 고양이와의 추억도 그에겐 방송 소재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역할 분담이 확실한 기존 방송과 달리 유튜브에서는 이를 전부 혼자서 해야 하지만 이홍렬은 바로 그런 과정이 더 즐겁다고 말한다. 유튜브 방송에서 그는 구독자들을 향해 “좋아요를 눌러달라”는 애교 섞은 부탁도 서슴지 않는다. 정제된 TV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그동안 볼 수 없던 인간미 넘치는 ‘진짜’ 모습에 대중은 더 호응하고 있다.
연기자 신세경도 얼마 전 유튜브 채널을 개설, 1인 방송 크리에이터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인기는 유튜브에서도 그대로 증명된다. 채널 개설 일주일 만에 17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모였다. 유명 여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한 이들이 그녀가 만든 채널로 대거 몰린 결과다.
유튜버 신세경이 자신의 채널에서 보이는 모습은 크게 특별한 게 없다.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나 요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드라마나 기타 프로그램에서는 결코 보인 적 없고, 보일 수도 없는 일상 그 자체에 대중이 열광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