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황선홍 감독 사퇴 이후 최용수 감독의 정식 부임까지 약 5개월이 걸렸다. 사진=FC 서울
[일요신문] 시즌내내 펼쳐진 K리그1 잔류 경쟁에서 극적으로 살아 남은 팀은 인천과 상주였다. 지난 2일 마무리된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의 하위권 최종 순위는 인천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 FC 서울, 전남 드래곤즈였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이들의 잔류와 강등, 승강 플레이오프행에는 각각의 사연이 있다. 하지만 군인팀인 상주를 논외로 하더라도, 잔류에 성공한 인천과 암울한 운명을 눈앞에 둔 서울, 전남은 구단 운영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인천, 서울, 전남 모두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들 세 팀이 거둔 승수를 모두 합하면 27승이다. 우승팀 전북의 승수보다 단 1승만 많을 뿐이다.
거듭되는 부진에 세 팀 모두 올시즌 감독 교체를 경험했다. 인천과 서울은 각각 이기형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지난 5월 사퇴했다. 전남 또한 유상철 감독이 8월 팀을 떠났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후속 조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인천은 발빠른 대처를 보였다. 이기형 감독 사퇴 이후 딱 한달만에 욘 안데르센 감독이 인천 땅을 밟았다.
반면 서울과 전남의 선택은 ‘대행 체제’였다. 서울은 2군선수들을 지도하던 이을용 감독 대행, 전남은 전력강화부장을 역임하던 김인완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었다.
축구에서 감독 대행은 ‘임시직’으로 통한다. 기존 감독이 갑작스레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짧은 기간 다른 인물이 감독 역할을 대체한다. 결과가 좋으면 정식 감독이 되기도하고 구단이 다른 정식 감독을 데려오기도 한다.
스페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2018-2019 시즌 팀이 흔들리자 훌렌 로페테기를 경질하고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에게 대행을 맡겼다. 이후 솔라리 감독이 4경기에서 4연승을 거두자 ‘까다로운 입맛’으로 소문난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회장도 곧장 그를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지난 5월 황선홍 감독으로부터 팀을 물려받은 이을용 감독 대행은 10월에 들어서야 최용수 감독에게 바통을 넘겼다. 전남 또한 8월부터 김인완 대행 체제가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살떨리는 승강 플레이오프와 강등이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