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 측은 “삼성바이오가 기업 투명성과 관련해 미흡한 점이 있다.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과 삼성바이오가 제출한 개선 계획 등을 고려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의 결정은 시가총액 22조 원을 넘는 삼성바이오를 상장폐지 결정할 경우 증시에 미칠 충격과 함께 8만여 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 대해 내린 ‘고의 분식 회계’결론 이후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진행해 왔다.
증선위는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가 2015년 지배력 판단을 바꿀만한 요인이 없음에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고의로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삼성바이오의 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선 중과실, 2012~213년 회계처리에 대해선 과실로 봤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규모를 4조 5000억 원 규모로 보고 과징금 80억 원 부과,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검찰고발과 함께 김태한 대표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거래소가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상장을 유지하는 ‘솜방망이 처분’ 전례를 남기면서 또다시 ‘대마불사’논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과거 한국항공우주(KAI), 대우조선해양 등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 기업들 중 실제 상장폐지로 이어진 기업은 없어서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