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햄버거 전문점 ‘대글벅’ 방배점의 창업자 오규석 고은영 정현문 씨. | ||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과감한 역발상 전략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창업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같은 지역에 몰려있으면 장사가 안 된다지만 한 유명 커피전문점은 같은 지역에 10여 개의 매장을 집중시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서 30cm의 대형 햄버거를 파는 젊은 창업자 고은영(24), 정현문(24), 오규석 씨(24)와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에서 5000원짜리 피자를 테이크아웃(take-out)으로만 파는 장창기(47), 강인선(52) 부부 역시 발상의 전환으로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늘 시켜먹는 음식에 질리셨다고요? 독특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시는 분은 저희 가게로 전화주세요. 주문 후 즉석에서 조리한 수제 햄버거를 배달합니다.”
청년 창업자 세 사람이 파는 것은 크기가 30cm인 대형 햄버거다. 일반 햄버거 8~9개를 모아놓아야 비슷한 크기가 된다. 피자처럼 먹기 좋게 여덟 조각으로 잘라서 판다. 포장 용기도 피자 상자와 비슷하다. 30cm 햄버거의 가격은 기본형인 오리지널이 1만 7900원. 베이컨, 치즈 등 토핑에 따라 2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 물론 이보다 작은 크기의 햄버거도 판매한다. 25cm, 21cm의 제품은 1만 3000원, 1만 원선. 가장 작은 12cm의 싱글 제품은 일반 햄버거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2500원에 판매된다.
처음에는 대부분 ‘무슨 햄버거 가격이 만원을 넘어가나’ ‘비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독특한 모양에 대한 관심도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첫날 매출은 배달 주문 없이 포장 판매만으로 28만 원. 하지만 그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가격이 비싸다고 말하는 고객에겐 ‘8조각으로 나누면 한 조각이 2200원 정도다. 일반 햄버거보다 크기가 커서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햄버거=싸구려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저희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점과 엄연히 다릅니다. 주문을 받는 즉시 제품을 만들어내는 맞춤식 햄버거이기 때문이죠.”
만드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주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패티(patty·햄버거 빵 사이에 들어가는 고기)를 30cm 크기로 만들어 전기 그릴에 넣고 5분 정도 구워낸다. 살짝 구운 호밀빵 사이에 바비소스, 핫소스 등을 뿌린 패티와 양상추, 피클, 치커리, 토마토 등 야채와 과일로 토핑을 하면 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햄버거는 80% 이상이 배달 주문이다.
고객층은 의외로 폭이 넓은 편이다. 야채가 많이 들어가고 매콤한 소스를 써서인지 여성 고객과 중·장년층의 고객도 즐겨 찾는다고. 반상회와 같은 어른들의 모임, 아이들 생일에는 케이크 대용으로 주문이 많은 편이다.
초등학교 친구인 세 사람은 정현문 씨가 군 제대 후 의기투합했다. 세 사람 모두 사장이기 때문에 고객관리에도 적극적이다. 그들은 주문 가정에 도착하면 반드시 헬멧을 벗고 모자로 갈아 쓴다. 그리고 음식 상태가 양호한지 고객의 눈앞에서 확인을 해야만 발걸음을 되돌린다. 배달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100% 제품을 교체해준다.
30cm 햄버거 전문점의 창업비용은 1600만 원(10평 기준, 점포비용 제외). 월 평균 매출 1200만 원. 마진율 65%.
▲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 ‘피자스쿨’ 고덕점을 운영하는 장창기 강인선 부부. | ||
동네 피자 전문점은 전화 주문을 받고 오토바이가 달려 나가기 일쑤지만 장창기 씨의 가게는 다르다. 이곳은 고객이 직접 피자를 가지고 가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주문 전화를 받고 피자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포장을 끝낼 무렵이면 손님이 매장에 나타난다. 대부분 전화로 미리 주문을 하기 때문에 손님이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고 홀도 넓지 않다. 3~4개의 테이블은 잠깐 기다리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피자를 먹고 가는 학생들을 위한 것. 홀에서 피자를 먹으려면 고객 스스로 그릇과 포크 등을 챙겨야 한다. 셀프서비스로 인건비를 절약한 것. 배달을 하지 않으니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큰 편이다. 따라서 피자 가격도 저렴하다. 이곳의 피자는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한 판에 5000원이다. 크기는 라지(Large) 사이즈만 취급한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피자를 많이 주문합니다. 그런데 브랜드 피자는 가격 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저희 집에서는 브랜드 피자 하나의 가격으로 너댓 판을 먹을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죠.”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 주문도 많다고.
피자는 모두 빵의 두께가 얇은 스크린 피자다. 빵보다는 토핑과 소스의 맛이 강해 느끼한 맛이 줄어들어 고객층이 다양하다. 60~70대 노인들까지 즐겨먹는다. 메뉴는 여섯 가지로 단순하지만 그중에서도 포테이토, 고구마, 콤비네이션 피자가 많이 나간다.
고덕점을 찾는 고객은 하루 평균 100여 명. 한 번에 두세 판씩 사가는 고객도 많다. 장 씨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과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 때문에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을 선택했다.
20년 은행원 출신의 초보 창업자이지만 조리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피자의 기본이 되는 도우는 기계에서 1차 모형을 만든 뒤 손으로 몇 번 쳐서 펴주면 된다. 그 위에 다양한 토핑을 얹고 오븐에 넣어 7분 정도 구워내면 완성된다.
“창업 6개월 만에 체중이 20kg 정도 줄었어요. 그 정도로 내 사업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죠. 특히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은 창업비용이 낮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마진율 또한 낮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또 점포 입지와 유동인구 파악 등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창업에서 환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의 창업비용은 5000만 원(10평 기준, 점포비용 제외). 월 평균 매출은 2400만~2500만 원, 순수익은 500만~600만 원 정도.
2006 서울 소상공인 창업박람회
서울시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지원센터와 함께 11월 24일~26일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2006 서울시 소상공인 창업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소상공인들의 관심이 높은 외식업, 도소매업, 각종 서비스업 분야의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가 참여할 예정. 또한 창업상담, 자금, 신용보증 등의 종합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신규창업자 이외에 기존창업자를 위한 경영개선 교육 프로그램과 업종전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문의: 박람회 사무국(전화 1588-7221)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www.sbe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