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의 실제 멤버를 만나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결성 과정과 메인 보컬을 맡았던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에 퀸의 실제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적극 참여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두 사람은 단순히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 적잖은 관객이 “두 사람이 나왔다고?”라고 되물을 수 있다. 일반 상영관을 찾은 관객들은 두 사람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는 스크린이 3면으로 넓게 펼쳐져 실제 공연장에 온 것 같은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스크린 X’관의 상영 버전에만 등장한다.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는 ‘스크린 X’관의 상영 버전에만 등장한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홍보 스틸 컷.
해당 장면은 퀸이 첫 공중파 진출 무대인 ‘톱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에 출연한 모습이다. 이 장면에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브라이언 메이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뭇 여성들을 시선을 사로잡았던 로저 테일러가 깜짝 등장한다. 본편에서는 편집됐던 두 사람의 모습은 스크린X 상영관에서 부활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는 두 사람 외에도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팝스타 아담 램버트다. 아담 램버트는 퀸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2009년 미국 폭스TV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8’에 참가해 퀸의 노래를 불러 화제를 모았고, 이를 눈여겨본 브라이언 메이와 손잡고 퀸의 프론트맨으로 활동하며 투어를 돌고 있다. 아담 램버트는 극 중 퀸이 북미 투어를 돌 당시, 트럭 정류장 장면에서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고 있는 라미 말렉(Rami Malek)과 함께 등장한다.
# 이순재 라미란 조정석…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 드러내
‘완벽한 타인’은 오랜만에 만난 동창 커플들이 그들의 휴대폰을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들의 휴대폰은 쉬지 않고 울리고, 상상할 수 없었던 이들과 공개적으로 통화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동창들의 관계는 파국으로 나아간다.
태수(유해진 분), 석호(조진웅 분), 준모(이서진 분), 영배(윤경호 분)의 고등학교 은사이자 영배의 아버지로 목소리 출연하는 이의 정체는 ‘국민 배우’ 이순재다. 그는 특유의 근엄한 목소리로 영화 초반 분위기를 다잡는 데 일조한다.
수현(염정아 분)의 문학 모임 동료로 전화를 걸어오는 김소월은 다름 아닌 라미란이다. 평소에도 남다른 코믹 연기로 ‘신 스틸러’라 불리는 라미란은 평소 수현이 친구들에 대해 늘어놓은 험담을 여과 없이 공개하며 모임에 참석한 수현을 난처하게 만든다.
수현(염정아 분)의 문학 모임 동료로 전화를 걸어오는 김소월은 다름 아닌 라미란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 홍보 스틸 컷.
‘완벽한 타인’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전작인 ‘역린’에 출연해 인연을 맺었던 배우 조정석 역시 ‘완벽한 타인’의 흥행에 힘을 보탰다. 신혼부부인 준모와 세경(송하윤 분)이 말다툼을 벌이게 만드는 세경의 전 연인인 연우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조정석이다. 수의사인 세경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던 연우는 뜻하지 않은 문제를 유발시킨다. 조정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로 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 외에도 ‘범죄도시’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진선규를 비롯해 조달환 등의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목소리로 특별출연한 이들의 정체를 맞추는 것은 ‘완벽한 타인’을 즐기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 ‘국가부도의 날’을 빛나게 하는 화룡점정
국가부도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이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외환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를 비롯해 유아인, 조우진, 허준호 등 쟁쟁한 배우들은 물샐 틈 없는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긴박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말미에서 관객들은 또 한 명의 명품 배우를 만날 수 있다. 바로 한지민이다. 그는 IMF 구제금융 이후 약 20년이 지난 현재, 또 다시 위기를 직감하고 IMF 당시 한국은행 팀장이었고 이후 경제 전문가로 활동 중인 한시현(김혜수 분)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이아람 역으로 깜짝 등장한다. 20년 전 한시현이 위기를 직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듯, 그와 비슷한 열정을 가진 역을 맡아 당찬 연기를 펼치며 ‘역시 한지민’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가부도의 날’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룡점정을 한 한지민과 뱅상 카셀. 영화 ‘국가부도의 날’ 홍보 스틸 컷.
잠깐의 출연이지만, 한지민이 이 영화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만큼은 남다르다. 특별출연으로 ‘국가부도의 날’에 참여한 한지민,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에도 예고 없이 등장해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놀라게 만들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지민은 “시나리오의 묵직함, 영화의 인상 깊은 마무리가 좋아 출연을 결심했다”며 “김혜수 선배님과 눈을 마주치며 함께 연기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꿈과 같은 시간이었다. 잠깐이나마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또 하나의 특별한 얼굴과 만날 수 있다. 프랑스의 국민 배우라 불리는 뱅상 카셀이다. 그는 극중 IMF 총재 역을 맡아 숨 막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뱅상 카셀은 특별출연이 아니라 이 영화의 주축으로 호흡한다. 제작사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는 “존재감이 필요한 중요한 역할이라 고민이 컸다. 무작정 뱅상 카셀의 에이전시에 제안을 했고, 배우 역시 ‘IMF 총재’를 연기한다는 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 시나리오의 흥미로움으로 출연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