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농구 경기. 사진=연합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11월 30일 새로운 농구부 감독 채용 공고를 냈다. 5월 1일 강병수 감독이 취임한 이래 7개월만의 일이다. 1년 새 4번째 감독이다. 2017년 말 이민형 감독이 사의를 표한 뒤 1월 서동철 감독이 취임했다. 서 감독은 얼마 안 돼 사의를 표했다. 고려대 신입생 5명이 3월 숙소를 무단 이탈한 일을 발생했던 까닭이었다. 강 감독은 5월 새로운 사령탑이 됐다.
문제는 강병수 감독의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10월 2일 고려대는 2018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농구 U-리그서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어수선한 고려대 농구부는 다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고연전 패배의 책임을 묻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설득력은 높지 않다. 10월 5일부터 2일간 열린 2018 고연전에서 고려대 농구부는 접전 끝에 69대 72로 패했다. 종합전적은 1승 3패였는데 유독 농구 감독만 심판대에 올랐다. 게다가 5전 전패한 지난해에도 고려대 농구부 감독은 고연전 성적을 이유로 교체되지 않았다. 올해 고연전은 야구가 비 때문에 취소돼 농구, 럭비, 빙구, 축구 등 4경기만 열렸다. 빙구 제외 모든 경기에서 고려대는 연세대에 패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카페’라고 불리는 ‘안암골 호랑이들 고려대 농구부 서포터즈’가 외부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됐다. 이 카페는 고려대 농구부 출신 등 3000여 명으로 구성된 포털 다음의 모임이다. 고려대 농구부 내부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카페 소속 고려대 농구부 출신 관계자가 고려대 체육위원회에 압력을 넣는 일이 많다. 고려대 농구부는 카페에 매우 좌지우지되는 실정”이라며 “이런 식으로 자꾸 감독을 교체하면 제대로 된 농구부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고려대 체육위원회 관계자는 “강병수 감독 임기가 만료돼서 새로운 감독을 찾는 것 뿐”이라며 “그 외 사항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