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이 정도면 가히 ‘위장술의 대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우리 이름으로는 기생재주나방이라고 불리는 ‘우로피아 메티쿨로디나’는 언뜻 보면 바닥에 뒹구는 낙엽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둥글게 말린 갈색 형체가 바싹 마른 낙엽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경우에는 그냥 지나치게 마련.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런 생김새가 사실은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점이다. 가령 둥글게 말린 것처럼 보이는 날개는 사실은 여느 나방처럼 곧게 뻗은 형태다. 다만 미세한 비늘이 그림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입체적인 느낌이 들 뿐이다.
현재 기생재주나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지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다. 출처 ‘보잉보잉’.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